STX그룹의 하이닉스반도체 인수 · 합병(M&A) 포기 결정에 증권사들이 '호평'을 쏟아냈다. SK텔레콤에 대해서는 하이닉스 인수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의견과 매각 성사 여부가 불확실하다는 의견이 엇갈렸다.

증권사들은 20일 STX그룹 계열사들에 대해 일제히 긍정적인 보고서를 내놨다. 3조원 안팎으로 예상됐던 인수 자금과 인수 후 반도체사업 추가 투자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이유에서다. STX그룹이 무리하지 않는 범위에서 인수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약속을 지켰다는 점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박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STX조선해양 STX엔진 등 STX그룹 계열사들의 견고한 기업 가치가 다시 부각될 것"이라며 "투자자들로선 꽉 막힌 가슴이 뚫리는 뉴스"라고 평가했다.

이날 STX 종가는 1만6300원으로 전날과 변동이 없었다. STX팬오션과 STX엔진은 각각 0.82%(70원)와 1.40%(300원) 올랐지만 STX조선해양은 0.77%(150원) 하락했다.

김홍균 동부증권 연구원은 "하이닉스 인수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전망이 주가에 이미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SK텔레콤에 대한 평가는 엇갈렸다. KTB투자증권과 신한금융투자는 경쟁입찰이 아닌 단독입찰로 진행될 경우 SK텔레콤의 가격 협상력이 강화돼 인수 가격이 낮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통신과 정유업종으로 구성된 SK그룹 포트폴리오가 반도체사업으로 다각화될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반면 강지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딜이 무산될 경우 하이닉스 인수 시도로 훼손된 통신주 투자의 장점들이 거시경제 위기 속에서 재부각될 수 있다"며 SK텔레콤의 하이닉스 인수 전략을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이날 SK텔레콤은 2.27%(3500원) 하락한 15만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