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C&C는 모바일 결제,모바일 보안,모바일 오피스 등 솔루션을 보유하고 정보통신기술(ICT) 컨버전스에 강점을 가진 정보기술(IT) 서비스업체다. IT서비스 시장은 융 · 복합 기술 적용 영역이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SK C&C는 IT서비스 시장점유율을 꾸준히 확대하면서 산업 평균을 웃도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두 자릿수 매출 성장률 이어갈 전망

SK C&C는 지난해 1조4752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내년까지 연평균 20% 정도씩 매출이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는 1조8414억원,내년은 2조1215억원의 매출을 거둘 것으로 예상한다.

지난 2분기에는 3817억원의 매출과 389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0.8%,영업이익은 2.2% 늘어난 수준으로 시장 기대치에 다소 못 미치는 실적이었다. 일부 프로젝트 수주가 지연된 탓이다. 하지만 이는 일시적인 요인으로 올해 전체 매출은 예상치를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SK C&C는 SK그룹의 주 사업영역인 에너지 · 통신부문 외에도 금융 · 공공부문의 IT서비스 분야 매출을 늘리기 위해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고객 기반을 확대하기 위해서다. 기업들의 국제회계기준(IFRS)이나 금융회사들의 자본시장 통합 업무 시스템 도입 등 최근 금융 · 회계 환경 변화에 적극 대응하면서 관련 IT서비스 사업 매출을 늘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SK C&C의 영업이익률은 10% 수준이다. IT서비스 업체로서는 높은 수준이다. 아웃소싱 매출 비중을 늘린 덕분이다. 아웃소싱은 고객회사의 IT 시스템을 구축하는 단발성 시스템통합(SI) 프로젝트가 아니라,이를 유지 및 관리하는 토털 서비스를 말한다. 장기 계약을 통해 매출을 안정적으로 창출할 수 있고 영업 비용은 줄일 수 있어 회사 수익성을 높이는 데 기여한다.

SK C&C는 지난해 33%였던 아웃소싱 매출 비중을 장기적으로 50% 수준까지 높이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이를 위해 기존 SI 프로젝트를 수행한 업체들을 대상으로 아웃소싱 영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 상반기 한국암웨이 동화홀딩스 등을 아웃소싱 신규 고객으로 확보했다.

◆글로벌 사업 성과 본격화

SK C&C는 2007년부터 글로벌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해 왔다. 글로벌 거점을 마련하기 위해 중국 인도 미국에 법인을 설립하기도 했다. SK C&C는 지난해 해외시장에서 7% 수준의 매출을 올렸다. 상대적으로 미미한 수준이다. 하지만 미국과 중국 시장을 중심으로 이 회사의 해외 매출은 국내보다 빠른 성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 매출은 내년에 10%를 넘어서면서 회사의 수익성을 높이는 데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 시장에서는 작년부터 추진해 온 모바일 결제서비스 매출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한다. SK C&C는 지난 4월 세계 최대 전자 지불 · 결제서비스 업체인 FDC와 북미지역 모바일 결제 서비스를 개시했다. 6월에는 미국 선불카드 시장점유율 1위업체인 인컴(InComm)과도 모바일 지갑,모바일 마케팅 등 모바일 커머스 관련 공동 사업을 위한 업무 제휴를 맺었다.

북미시장에선 근거리통신칩(NFC)이 내장된 스마트폰과 결제용 NFC칩 인식기 등이 빠르게 보급되고 있다. 모바일 결제기반 구축이 본격화되는 내년부터는 모바일 결제량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SK C&C는 모바일 결제수수료 중 일부를 수익으로 인식하게 된다.

이로 인해 SK C&C의 매출과 수익성의 증가가 확실시된다. SK C&C는 모바일 결제에 필요한 보안솔루션(TSM)을 개발해 미국 업체들에 공급을 완료했다. 이를 위해 들어가는 추가비용은 대부분이 인건비다. 향후 모바일 결제량이 늘어날수록 SK C&C의 전체 수익성 개선 효과는 클 것으로 전망된다. SK C&C는 내년 말까지 약 1000억원의 모바일 결제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중국시장은 SK그룹의 주요 사업 시장이다. SK그룹은 작년 설립한 중국사업 지주회사인 SK차이나를 중심축으로 삼아 중국에 진출한 계열사들의 구조를 개편하고 체계적이고 적극적으로 중국 시장의 사업확장을 진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SK C&C의 중국 시장 사업 기회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SK C&C는 기존 중국법인인 'SK C&C 시스템'을 통해 중국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작년 9월 SK텔레콤과의 협업을 통해 중국 경제특구인 선전시의 '종합 지능형 교통시스템 설계' 사업을 수주했다. 작년 11월엔 중국 최대 통신사인 차이나텔레콤이 추진 중인 모바일 기반 융합거래 인프라 구축 시범사업에 대해 2개 성(省)으로부터 사업을 수주하기도 했다.

◆SK그룹의 사실상 지주회사

SK C&C는 SK그룹의 지주회사인 ㈜SK의 지분 31.8%를 갖고 있는 사실상의 지주회사다. SK C&C가 2009년 11월 증시에 상장한 이래 중복 지주회사 구조 해소를 위한 ㈜SK와의 합병 여부는 그룹 및 대주주의 의지와 무관하게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이슈가 돼 왔다.

합병 가능성에 대한 증시의 전망에 따라 SK C&C와 ㈜SK 주가는 서로 상반된 방향성을 보이기도 했다. 이는 SK C&C 주가에 위험요인이기보다 기회요인인 것으로 판단한다. 합병을 가정하지 않은 SK C&C만의 단독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으로는 상장 이후 5배 가까이 상승한 주가가 설명되기 어려울 정도로 합병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높은 상황이다.

주가의 상승으로 SK C&C의 시가총액도 ㈜SK 시가총액과 비슷한 수준까지 올라왔다. 이에 따라 두 회사 간의 합병에서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합병 후 대주주 지분율 하락 문제도 상당 부분 개선돼 합병 여건이 개선된 상황이다. 지난 4월 상법 개정으로 주식 이외에 현금으로도 합병 대가를 줄 수 있도록 바뀌어 합병 방법도 다양해졌다.

설령 SK C&C가 ㈜SK와 합병을 하지 않더라도 지분 보유 가치와 영업가치를 감안할 때 중 · 장기적으로 주가 추가 상승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된다.

김동양 < 우리투자증권 연구원 dongyang.kim@wooriw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