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악재에도 '꿋꿋'…알고보니 프로그램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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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17P 상승
외국인ㆍ개인 매도에도 PR 4453억 순매수
"왝더독 당분간 지속…"해외변수 내성" 분석도
외국인ㆍ개인 매도에도 PR 4453억 순매수
"왝더독 당분간 지속…"해외변수 내성" 분석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의 이탈리아 국가신용등급 강등에도 국내 증시는 상승세를 나타냈다.
다른 나라에 비해 유독 대외 악재에 취약한 한국 증시가 이탈리아발 악재에도 꿋꿋했던 원인을 전문가들은 '보이지 않는 손'인 프로그램 수급에서 찾고 있다. 현물시장의 수급이 꼬여 있어 증시가 선물시장에 휘둘리는 '왝더독' 장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프로그램이 증시 쥐락펴락
20일 증시는 개장 전 터진 이탈리아 신용등급 강등 악재로 약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이날 약보합으로 출발한 코스피지수는 한때 1800선을 내주기도 했다. 하지만 점심시간을 지날 무렵인 오후 1시께부터 상승폭을 키워가더니 결국 17.03포인트(0.94%) 오른 1837.97로 마감했다. 기관이 9거래일째 사들이긴 했지만 순매수 규모는 2034억원에 그쳤다. 외국인은 1761억원,개인은 2738억원을 각각 팔아치웠다.
증시 상승을 견인할 뚜렷한 매수세력이 없었음에도 코스피지수가 상승 마감한 것은 4454억원에 이르는 프로그램 순매수 덕분이었다.
프로그램 수급이 지수를 좌지우지하는 현상은 현물시장에서 매수 여력이 작아졌을 때 자주 나타난다. 이호상 한화증권 연구원은 "돌발적인 대외 변수가 많다 보니 매수 여력이 취약해졌고,주요 주체들이 주식 비중을 이미 낮춘 상태라 대규모 추가 매도도 나타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선물시장 투자심리는 아직…
지수선물의 급등락은 왝더독 장세를 부추기고 있다. 심상범 대우증권 연구원은 "6일 이후 지속적으로 선물을 팔던 개인이 이날 선물 순매수에 나서면서 베이시스(현 · 선물 가격 차이)가 크게 개선됐고,이게 매수차익 거래로 이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하락'에 베팅하던 선물시장 개인들이 손절매성 매수로 돌아섰다"며 "당분간 프로그램 수급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선물시장 투자심리가 아직 완전히 살아난 것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외국인이 현물시장과 달리 선물 매수를 강화했지만 이는 청산 물량에 가깝다"며 "이들의 투자심리가 완전히 살아나지 않는 이상 프로그램 매수 역시 오래가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유럽 악재에 내성 생겼나
일각에서는 국내 증시의 변동성을 키운 주요 원인인 유럽 악재에 대한 내성이 생기고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증시가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까지는 대외 악재에 민감한 분위기였지만 이번주 들어 분위기가 달라졌다"며 "악재에 내성이 생겼다고 할 수 있으며,외국인이 한국 증시를 완전히 떠나지 않고 여전히 머물러 있는 것은 긍정적인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피터 라이 DBS비커스 이사는 "이탈리아 신용등급 강등은 이미 시장에서 예상됐던 것이어서 특별한 악재로 작용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내성이 생겼다고 해서 병이 완전히 치유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상승 추세로 완전히 전환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증권가의 중론이다.
김유미/송종현 기자 warmfront@hankyung.com
다른 나라에 비해 유독 대외 악재에 취약한 한국 증시가 이탈리아발 악재에도 꿋꿋했던 원인을 전문가들은 '보이지 않는 손'인 프로그램 수급에서 찾고 있다. 현물시장의 수급이 꼬여 있어 증시가 선물시장에 휘둘리는 '왝더독' 장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프로그램이 증시 쥐락펴락
20일 증시는 개장 전 터진 이탈리아 신용등급 강등 악재로 약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이날 약보합으로 출발한 코스피지수는 한때 1800선을 내주기도 했다. 하지만 점심시간을 지날 무렵인 오후 1시께부터 상승폭을 키워가더니 결국 17.03포인트(0.94%) 오른 1837.97로 마감했다. 기관이 9거래일째 사들이긴 했지만 순매수 규모는 2034억원에 그쳤다. 외국인은 1761억원,개인은 2738억원을 각각 팔아치웠다.
증시 상승을 견인할 뚜렷한 매수세력이 없었음에도 코스피지수가 상승 마감한 것은 4454억원에 이르는 프로그램 순매수 덕분이었다.
프로그램 수급이 지수를 좌지우지하는 현상은 현물시장에서 매수 여력이 작아졌을 때 자주 나타난다. 이호상 한화증권 연구원은 "돌발적인 대외 변수가 많다 보니 매수 여력이 취약해졌고,주요 주체들이 주식 비중을 이미 낮춘 상태라 대규모 추가 매도도 나타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선물시장 투자심리는 아직…
지수선물의 급등락은 왝더독 장세를 부추기고 있다. 심상범 대우증권 연구원은 "6일 이후 지속적으로 선물을 팔던 개인이 이날 선물 순매수에 나서면서 베이시스(현 · 선물 가격 차이)가 크게 개선됐고,이게 매수차익 거래로 이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하락'에 베팅하던 선물시장 개인들이 손절매성 매수로 돌아섰다"며 "당분간 프로그램 수급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선물시장 투자심리가 아직 완전히 살아난 것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외국인이 현물시장과 달리 선물 매수를 강화했지만 이는 청산 물량에 가깝다"며 "이들의 투자심리가 완전히 살아나지 않는 이상 프로그램 매수 역시 오래가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유럽 악재에 내성 생겼나
일각에서는 국내 증시의 변동성을 키운 주요 원인인 유럽 악재에 대한 내성이 생기고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증시가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까지는 대외 악재에 민감한 분위기였지만 이번주 들어 분위기가 달라졌다"며 "악재에 내성이 생겼다고 할 수 있으며,외국인이 한국 증시를 완전히 떠나지 않고 여전히 머물러 있는 것은 긍정적인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피터 라이 DBS비커스 이사는 "이탈리아 신용등급 강등은 이미 시장에서 예상됐던 것이어서 특별한 악재로 작용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내성이 생겼다고 해서 병이 완전히 치유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상승 추세로 완전히 전환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증권가의 중론이다.
김유미/송종현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