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상장 앞둔 테라세미콘 "10년내 글로벌 선두업체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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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10년은 테라세미콘의 성장 발판을 마련하는 시기였습니다. 다음 10년은 전세계 시장을 대상으로 핵심장비를 공급하는 시기가 될 것입니다"
내달 코스닥시장 상장을 준비하고 있는 테라세미콘은 반도체와 고품질 디스플레이, 태양전지의 제조용 장비를 생산하는 업체로 국내 대기업들을 주요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다. 특히 비(非)레이저 방식의 능동형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와 저온폴리실리콘 액정표시장치(LTPS-LCD) 장비시장에서 독창적인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장택용 테라세미콘 대표이사는 "세 가지 첨단분야의 생산 장비를 모두 생산할 수 있는 것은 독자적인 컨셉트의 열처리 기술 때문"이라며 '한국식 온돌'에 비유했다. 테라세미콘이 생산하고 있는 AMOLED 장비들은 온돌 역할을 하는 얇은 봉들을 각 열마다 배치해 균등한 가열과 냉각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는 빠른 속도로 균일하게 열처리를 해야 하는 대부분의 반도체, AMOLED, 태양전지 생산 전(前)공정 과정에서 필수적인 기술이라는 설명이다.
삼성전자와 미국의 아이비스, 악셀리스 등에서 전문 엔지니어로 경력을 쌓은 장 대표는 벤처붐이 일던 지난 2002년 지인 몇몇과 함께 테라세미콘을 설립했다. 그는 "당시 반도체 생산장비는 대부분 미국과 일본 장비였다"며 "반도체 등 첨단산업이 발전하면서 국산화 장비에 대한 필요성도 높아질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 반도체 장비 시장의 국산화율은 약 35% 수준으로 추정된다. 반도체 등 첨단장비 사업은 기술 안정성과 업체의 신뢰성이 중요해 타 업종 대비 진입장벽이 높은 편이다. 장 대표는 "테라세미콘은 시장 후발주자지만 분명히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테라세미콘의 강점은 세 가지 각기 다른 사이클(주기)을 가진 반도체, 디스플레이, 태양전지 장비를 생산할 수 있다는 점이다.
장 대표는 "비슷한 IT(정보기술) 제품들이라도 예전과는 달리 사이클에서 서로 차이를 보이고 있다"며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장비는 현재의 주 성장동력으로, 태양전지 장비는 미래 성장동력으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반도체, 고품질 디스플레이 장비들은 성능, 가격 등의 면에서 경쟁사 대비 강점을 갖고 있다는 게 장 대표의 말이다. 그는 "반도체 장비의 경우 경쟁사 대비 역사가 짧지만, 다양한 편의기능과 고객사 요구에 대한 적응성이 뛰어난 것이 장점"이라며 "관리자가 경우에 따라 변수를 설정할 수 있는 폭이 넓다"고 언급했다.
이어 "디스플레이의 경우는 정부와 대기업의 지원·협력으로 장비 기술력이 해외 경쟁사보다 앞서 있는 상태"라고 덧붙였다.
테라세미콘은 지난 10년 동안 기술 경쟁력을 쌓아가면서 외형적으로도 크게 성장했다. 임직원은 총 246명으로 늘어났으며 오는 10월에는 디스플레이 장비를 생산하는 안성 제2공장도 가동할 예정이다.
실적 부분에서도 성장세가 뚜렷하다. 연 매출액은 지난 2008년 92억원에서 지난해 467억원으로 5배 이상 뛰었다. 올해 매출(추정치)은 상반기에 이미 매출 773억원을 달성, 지난해보다 세 배가량 성장한 12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회사 측은 전망하고 있다.
장 대표는 올해 예상 매출이 큰 폭으로 뛴 것에 대해 "디스플레이 부분의 장비 매출이 본격화 되면서 실적도 크게 성장했다"며 "이전까지 매출 비중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각각 7 대 3 정도였는데 지난해부터 역전되기 시작했고 내년에는 2 대 8 수준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회사 설립 당시 걸었던 '비전 2012'를 달성한 지금 장 대표는 새로운 10년을 꿈꾸고 있다. 그는 "비전 2012는 높은 산업 진입장벽을 넘어 시장 내 안정적인 위치를 점하는 것이었다"며 "다음 10년 동안에는 글로벌 장비업체로 인지도를 높이고 세계 시장점유율을 50%까지 끌어올리는 게 목표다"고 포부를 밝혔다.
지난 16일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테라세미콘은 다음달 13~14일 수요 예측을 거쳐 같은 달 말 코스닥 시장에 입성할 예정이다. 희망공모밴드는 1만~1만2000원이며, 공모예정금액은 120억~144억원이다. 공모 주식수는 매출주 56만주를 포함, 총 120만주이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