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세보다 싸게" 수원ㆍ전주 '착한 분양가' 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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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벽산·우미건설, 3.3㎡당 분양가 낮춰 공급
이달 초 1순위 청약에서 평균 10.9 대 1의 경쟁률로 마감된 996가구의 전주 송천동 한라비발디.청약 과열을 우려한 전주시가 전주 6개월 이상 거주자만 접수할 수 있도록 자격 요건을 강화했음에도 예상을 웃도는 경쟁률을 보였다. 회사 측은 주변 시세보다 낮은 분양가를 결정적인 요인으로 꼽았다. 한라비발디 전용 84㎡형의 분양가는 2억2000만원대로 2007년 말 입주한 인근 송천 진흥더블파크보다 5000만~6000만원가량 낮았다.
◆'낮춰야 산다'…분양가 마케팅 확산
부동산시장 침체가 이어지면서 청약자를 끌어오기 위해 주변 시세보다 낮은 값에 아파트를 공급하는 '분양가 마케팅'이 확산되고 있다. 이윤을 덜 남기더라도 조기에 분양을 끝내는 것이 유동성 측면 등에서 훨씬 유리하다는 판단에서다.
2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난 6일 시작한 광교신도시 호반베르디움 1330가구 청약은 1순위에서 대부분 마감됐다.
분양가는 3.3㎡당 1100만~1200만원대다. 앞서 분양한 삼성래미안(1370만~1380만원),울트라 참누리(1285만원 선),한양 수자인(1270만원 선) 등에 비해 낮게 책정됐다. 새 아파트 분양가는 인근 아파트 시세보다 비싸게 책정됐던 3~4년 전과는 사뭇 달라진 양상이다.
반면 상반기에 분양했던 서울 가양동의 한 단지는 주변 시세보다 3.3㎡당 500만원 정도 분양가를 높게 책정해 순위 내 청약에서 절반가량 미달됐다.
함영진 부동산써브 연구실장은 "분양가 상한제가 도입되고 보금자리주택이 공급되면서 주변 시세보다 새 아파트 분양가가 높으면 손해를 본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며 "분양가가 저렴한 곳이 아니면 청약하지 않으려는 분위기가 강해지는 양상"이라고 분석했다. 닻을 내린 배가 닻 근처에서 맴돌 뿐 더 이상 움직이지 않는 '앵커링(anchoring)' 효과처럼 특정 가격(닻)을 잣대로 새 아파트의 청약 여부를 판단하려는 현상이 분양시장에서 점차 두드러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저가 아파트 분양 봇물
하반기 분양 성수기를 앞두고 건설업체들도 분양가 마케팅 전략을 가속화하는 추세다.
대우건설은 이달 말 분양할 수원시 입북동 '서수원 레이크 푸르지오(1366가구)'의 3.3㎡ 당 평균 분양가를 820만원 안팎으로 정할 방침이다. 2009년 2월에 입주를 시작한 인근 서수원 자이(3.3㎡ 당 980만원)보다 160만원가량 낮다.
벽산건설이 이달 말 부산 북구에 공급하는 '율리역 벽산블루밍1 · 2단지(589가구)'분양가는 3.3㎡당 780만~790만원대로 결정될 예정이다. 2004년 7월에 입주한 인근 화명 뜨란채의 시세(3.3㎡ 당 826만원)보다 저렴하다. 하반기 전북 혁신도시에 공급하는 우미건설의 '우미린(1142가구)'도 송천동 한라비발디 분양가보다도 3.3㎡당 30만원가량 낮은 640만원 선에 공급될 전망이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