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신드롬'으로 충격을 받았던 여야당이 기력을 되찾으면서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여성 서울시장 후보들이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정당 소속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한나라당 나경원 최고위원과 민주당 박영선 정책위의장, 추미애 의원 등이 앞서가고 있다. 이들은 차기 서울시장으로 유력하게 꼽히며 남성 후보들을 압도해 강력한 '우먼파워'를 보여주고 있다.

한나라당 나경원 최고위원은 21일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 "최근 (당 지도부로터) 후보로 나서달라는 요청을 받았다"며 서울시장 보선 출마 가능성을 시사했다.

나 최고위원은 "정치권 전체가 신뢰를 잃는 어려운 시기이므로 당과 서울시,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헌신과 희생의 각오로 (출마 여부를) 생각해보고 있다" 면서 "아직 최종 결정을 한 것은 아니며 출마ㆍ불출마를 넘어 말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녀는 이어 "서울시민이 원하는 시장이 될 수 있는지, 서울시민이 원하는 후보인지에 대한 의견을 듣고 있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박영선 정책위의장은 지난 15일 서울시장 보선 출마를 선언한 데 이어 추미애 의원 역시 지난 16일 출마 의사를 밝혔다.

추미애 의원은 서울시의회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가짜 서울세력과 맞서 반드시 서울시장을 되찾아 오겠다"며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그녀는 "시민을 주인으로 섬기겠다고 말하면서도 사람에 대한 투자는 외면한 채 토목과 디자인에만 투자하는 가짜 서울은 이명박ㆍ오세훈 시장으로 끝내야 한다" 면서 "변화의 열망이 분출하면서 정치와 나라운영, 서울시를 바꾸라고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시민이 주인이 되는 서울, 사람에게 투자하는 서울, 강남과 강북이 균형발전하는 서울, 안전하고 쾌적한 서울을 만들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 내 서울시장 후보경선 출마자는 추 의원을 포함해 박영선 정책위의장, 천정배 최고위원, 신계륜 전 의원 등 4명으로 확정돼 25일 경선을 치르게 된다.

여론조사 기관 디시알폴은 지난 19일 서울시에 거주하는 성인 남녀 700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내 서울시장 후보 4명과 한나라당 나경원 최고위원과의 가상 대결을 가정한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여론조사 결과 추 의원은 22.4%로 나 최고위원의 29.2%에 소폭 뒤졌다. 박 정책위의장 역시 29.2%로 나 최고위원의 48.4%와 차이를 보였다.

추 의원은 1985년부터 10년간 판사로 활동하다가 1995년 새정치국민회의에 입당했다. 이후 1996년 제15대 국회의원(서울 광진을)으로 선출되면서 본격적인 정치활동을 시작했다.

그녀는 첫 국회의원 선거 때 "구멍가게 둘째 딸로 태어난 대처 총리가 영국병을 고쳤듯이 세탁소 집 둘째 딸이 한국의 썩은 정치를 세탁하겠다"고 선언했다.

2002년 4월 새천년민주당 최고위원으로 선출된 추 의원은 '잔다르크'를 비유한 '추다르크' 별명까지 얻으며 16대 국회에서 재선 의원으로 활약했으나 17대 총선에서는 '탄핵 찬성' 역풍을 맞아 낙선했다.

이후 추 의원은 2008년 제18대 국회의원(서울 광진을)으로 당선되며 성공적으로 재기했다.

한경닷컴 유원 기자 uo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