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닛산자동차의 카를로스 곤 회장(사진)은 21일 "최근의 엔화 강세는 분명히 비정상적인 상태"라며 "일본 내 생산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환율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곤 회장은 이날 '닛산 규슈자동차' 출범식에 참석해 "일본 자동차 업계에서는 정상적인 엔 · 달러 환율을 달러당 100엔 정도로 보고 있는데 수개월 전 90엔대로 떨어지더니 이제는 70엔대 중반으로 내려앉았다"며 "이런 상태가 계속되면 생산 전략을 대폭 수정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닛산 규슈자동차는 지난달 그룹에서 분사했다.

엔고에 대한 1차적인 대응책으로는 해외 부품조달 비중 확대를 꼽았다. 곤 회장은 "한국 중국 등 아시아 지역에서 조달하는 부품 비중을 현재 70% 수준에서 9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라며 "이를 통해 일본 내 생산 100만대 목표를 채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 등 아시아에 생산기지를 두고 있는 일본 기업이 많이 있다"며 "우선적으로 이들 업체를 활용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나 이런 해외 부품 확대는 일시적인 미봉책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곤 회장은 "엔고로 인해 부품을 해외에서 조달하지 않으면 일본에서는 아무것도 만들 수 없는 상황으로 변하고 있다"며 "6개월 후에도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곤 회장이 제시한 '일본 내 100만대 생산 계획'을 수정해 해외 생산거점을 이전하거나 추가 분사 등을 통해 그룹 전체의 부담을 줄여나갈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도쿄=안재석 특파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