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그룹이 2년 후면 가스를 생산하게 됩니다. 대우인터내셔널을 끌어안은 이후 최대 시너지를 보게 될 것입니다. "

이동희 대우인터내셔널 부회장(사진)은 21일 기자와 만나 "모기업인 포스코와의 화학적 통합작업이 마무리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사업 부문의 본격적인 시너지는 내년부터 가시화할 것"이라며 "포스코와의 시너지를 통해 대우인터내셔널을 위대한 자원개발 전문회사로 키우겠다"고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30여년간 포스코에 몸담아온 '정통 포스코맨'인 이 부회장이 대우인터내셔널 최고경영자(CEO)로서 두 회사 간 통합을 이끈 지 다음달 1일로 꼭 1년이 된다.

◆화학적 통합 마무리…시너지 지금부터

이 부회장은 이달 말 미얀마를 방문한다. 대우인터내셔널이 현지에서 개발 중인 가스전의 진행 상황을 점검하기 위해서다. 그는 2013년 5월 "상업생산이 시작되면 포스코가 왜 대우인터를 인수했는지 알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얀마 가스전은 대우인터내셔널의 해외 자원개발 프로젝트 중 가장 핵심적인 사업이다. A-1,A-3광구 등에서 발견된 3개 대형 가스전 매장량은 최소 4조5000억 입방피트(9000만t)로 국내 4년치 도입량에 해당한다. 국내 기업이 발견한 해외 가스전 중 최대 규모다.

그는 "가스전을 통해 향후 연 매출 5000억원과 영업이익 3000억원을 창출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2%대에 불과한 영업이익률도 4~5%대로 뛰어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의 가치 자체가 달라진다는 얘기다.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세계경영 선봉장 역할을 했던 대우인터내셔널은 2000년 말 대우 해체와 함께 10년 가까이 주인 없는 회사로 독자 생존해왔다. 포스코라는 새 주인을 만난 것은 지난해 10월.이 부회장은 포스코에 대우인터내셔널 인수를 제안하고 PMI(인수 후 통합) 추진반장까지 맡은 총괄 책임자였다.

이 부회장은 "최근 PMI 협의회를 종결하는 등 화학적 통합이 이뤄졌다고 판단된다"며 "그 동안 서로가 마음을 여는 데 주력했다면 내년부터는 이를 바탕으로 본격적인 성과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대우인터내셔널은 포스코ICT 등 계열사와 전 세계적으로 이미 45개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올 상반기 카메룬과 콩고에서 광물 개발사업에 진출하는 등 아프리카를 중심으로 한 자원개발 사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위대한 자원개발 전문회사로 키운다"

이 부회장은 향후 광물,에너지,농산물 등 자원개발 사업에 역점을 둘 계획이다. 전통적인 무역대행 업무는 영업이익률이 낮은 데다 원자재 가격은 장기적으로 상승할 수밖에 없다는 계산에서다.

대우인터내셔널은 자원개발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히는 개발 경험과 자본조달에서 비교우위를 갖고 있다. 우선 미얀마에서의 경험이 '가스자원 개발이 가능한 회사'라는 레퍼런스로 작용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민간 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동해 대륙붕 가스전 개발에 참여,22일 지식경제부와 관련 계약도 체결할 예정이다.

포스코의 지원과 '후광 효과' 덕분에 자금확보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그는 "미얀마 가스전 개발을 위해 중국개발은행(CDB)으로부터 조달하기로 한 9억달러(1조원)가 지난달부터 들어오기 시작했다"며 "포스코 계열회사라는 객관적 조건이 적지 않은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CDB는 산업은행과 비슷한 역할을 하는 곳으로 한국 기업이 중국 은행으로부터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포스코에서 예산실장,자금관리실장 등을 거친 '재무통' 이 부회장의 역할도 컸다는 후문이다.

그는 "대우인터내셔널은 채권단 관리 아래 있던 지난 10년간 어려운 자금 여건에도 불구하고 미얀마 가스전 등을 성공시킨 저력 있는 기업"이라며 "포스코라는 안정적인 모기업과의 시너지를 통해 위대한 자원개발 전문회사로 키우겠다"고 말했다.

보유하고 있는 교보생명 지분 24% 매각에 대해서는 "마땅한 투자처가 나타나면 팔 계획이지만 주식시장이 안좋아 무리하게 매각할 생각은 없다"고 설명했다.

이유정/장창민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