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정전사태로 전력수급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연료전지가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미국 일본 한국 등 세계 각국이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집중 투자하고 있는 연료전지는 2015년께부터 보편화될 전망이다. 수소로 전기를 일으키는 연료전지는 화석연료 도시가스(LNG) 등에 비해 이산화탄소 배출이 거의 없는 청정에너지로 각광받고 있다.

'연료전지 산업의 국내기업 경쟁력 확보 방안'을 주제로 21일 서울 리츠칼튼호텔에서 열린 '제4회 코리아 이니셔티브' 포럼에서 참석자들은 "연료전지는 차세대 에너지원 확보는 물론 20여개 산업군과 3000여개 중소기업이 동반성장할 수 있는 전 · 후방효과가 큰 신성장산업"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는 한국경제신문과 한국부품소재투자기관협의회가 공동 주최하고 솔라앤에너지가 주관했다.

발표자로 나선 홍병선 퓨엘셀파워 부사장은 "2015년께는 1㎾급의 가정용 연료전지가 일반화될 것"이라며 "가정용 연료전지 시장을 놓고 한국과 일본이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주택이 많은 일본에 비해 공동주택이 많은 한국이 연료전지 보급에 더 유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발전용 연료전지 보급도 활발하다. 포스코파워는 용융탄산염이 전해질인 MCFC 방식의 연료전지를 생산해 보령 중부발전,부산 강변하수처리장,대구 성서공단 등에 공급했다. 연말께는 서울시의 지원을 받아 100㎾급 연료전지를 서북병원과 어린이대공원에 각각 1기를 설치할 계획이다.

황정태 포스코파워 이사는 "서울시 경기도 등이 발전용 연료전지를 크게 확대할 계획"이라며 "대용량 연료전지 시장에 집중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포스코파워는 올해 연료전지 매출을 1000억원으로 잡고 있다. 황 이사는 "미국 퓨어셀에너지에 의존하던 연료전지 생산기술의 70%가량을 국산화했다"며 "올해 매출 100억원을 넘어서는 중소 협력사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차세대 연료전지 기술로 주목받고 있는 SOFC 방식의 연료전지 개발 경쟁도 뜨겁다. SOFC는 세라믹을 전해질로 쓰는 고체 연료전지로 발전효율이 기존 연료전지 기술인 MCFC 등에 비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삼성전기는 2016년부터 SOFC 연료전지 양산에 나설 계획이다. 중소벤처기업인 코미코는 경동보일러와 손잡고 SOFC 방식의 보일러 개발에 착수했다.

하지만 연료전지의 최대 걸림돌은 높은 가격이다. 현재 국내에서 판매되는 가정용 연료전지 가격은 대당 4000만~5000만원에 이른다. 정부의 보조금을 감안해도 소비자 구매가는 500만원 안팎이다. 황 이사는 "생산량이 늘어나면 생산단가가 빠르게 떨어져 2015년께는 연료전지가 경제성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수소연료자동차도 4년 후 본격 양산될 전망이다. 황인철 현대자동차 팀장은 "2015년께 수소연료자동차를 월 1만대 이상 생산할 계획"이라며 "수소충전소 확충이 수소연료자동차 보급의 최대 관건"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2014년에 20곳,2020년 100곳,2030년 500곳의 수소연료 충전소를 전국에 설치할 계획이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