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월드와 네이트가 해킹당해 사용자 3500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SK컴즈와 관련한 '보안 투자비 자료 논란'이 잇따르고 있다.

SK커뮤니케이션즈는 21일 자사의 사업계획서 상 보안분야 투자금액이 0원으로 나타나 싸이월드ㆍ네이트 해킹 사건이 '예고된 재앙'이었다는 이용경 창조한국당 의원 측 지적에 대해 '일부 오해'라고 해명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이용경 창조한국당 의원은 이날 SK컴즈가 지난해 공모자금 443억원의 사용 계획을 신고하면서 전체 금액의 9%인 40억원을 보안에 쓰겠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이를 집행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SK컴즈 관계자는 이와 관련 "자료 내 언급된 공모자금 443억원은 2003년 당시 엠파스가 조성한 상장 공모자금"이라며 "2007년까지 엠파스에서 모두 사용됐다"고 말했다.

또 "2003년 엠파스가 공모 증자한 내역을 사업보고서에 그대로 적시한 것"이라며 "해당 내역은 엠파스가 2003년에 집행한 것으로 SK컴즈와는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SK컴즈와 엠파스는 2007년에 합병했다.

공시 규정상 매년 공시 자료에 공모자금 내용이 포함돼 발표되고 있으나 이는 2003년 엠파스 당시에 공모된 내용으로 현재의 SK컴즈와는 상관이 없다는 게 SK컴즈 측 주장이다.

SK컴즈는 "기타 참고사항에 좀더 자세한 내용을 기입하지 않아 오해가 생긴 일"이라며 "지난 해에는 신주 발행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이날 이용경 의원은 "SK컴즈가 고객 확보를 위해 마케팅과 서버에는 막대한 돈을 집행하면서 정작 '고객정보보호'에는 한 푼도 쓰지 않았다"며 "이는 기업윤리측면에서도 문제가 크다. 3500만 개인정보 유출은 예고된 재앙이었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 측은 SK컴즈가 마케팅에 30억원(7%)만을 쓰겠다는 계획이었지만 실제로는 170억원(38%)를 집행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SK컴즈는 16일 올해 보안시스템 투자비가 지난해 30억원에서 올해 26억원으로 4억원 가량 감소했다는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전혜숙 민주당 의원의 지적에 대해 "사실은 4억원 증가했다. 전 의원 측에 구두로 정보를 전달하는 과정에서 착오가 있었다"고 해명하는 등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와 관련한 비난도 나온다. 보안업체 고위 관계자는 "SK컴즈가 보안 문제에서 철저하지 못했던 것은 사실이고 피해 규모도 매우 크다"면서도 "그러나 범죄를 저지른 해킹 집단에 대한 수사보다 피해를 당한 업체 측을 비난하는 것에 더 많은 관심과 노력이 집중되는 것도 문제"라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7월말 SK컴즈가 당한 해킹 공격의 근원지는 중국으로 확인됐으며, 경찰은 지난달 1일 중국 공안과 공조수사를 시작했지만 현재까지 범인은 검거되지 않았다.

한경닷컴 김동훈 기자 d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