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대 주주 대우인터, 지분 24% 매각 자문사 선정…교보생명 지배구조에 변화오나 '촉각'
교보생명 주요 주주들이 잇따라 보유 지분 매각 검토에 착수하면서 교보생명 경영권 이슈가 다시 '수면 위'로 부상하고 있다.

21일 금융계에 따르면 교보생명 2대 주주인 대우인터내셔널은 최근 교보생명 지분(24%) 매각을 위한 자문사로 우리투자증권과 맥쿼리증권을 선정했다. 이들은 지분 매각에 앞서 사전 컨설팅 작업을 수행한다. 매각작업이 본격화되면 매각주관사 역할을 맡게 된다.

교보생명 지분 24% 가치는 지난 6월 장외거래가 기준(24만6000원) 1조2100억원 규모다.

지분율 9.93%로 3대 주주인 자산관리공사(캠코)도 자금 회수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캠코 관계자는 "연말까지 구체적인 기업공개(IPO) 일정이 나오지 않을 경우 내년 초 자문사를 선정,경쟁 입찰을 통해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올해 연말쯤 매각방식과 스케줄을 의결할 계획이다.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의 우호주주인 코세어(9.79%),핀벤처스(5.33%),악사(2.24%),트라이엄프Ⅱ(1.07%) 등 재무적 투자자(FI)들도 투자금 회수를 원하고 있다. 이들 FI는 2007년 초부터 신 회장 친인척이 보유한 지분을 순차적으로 매입,보유 기간만 약 4년이 흘렀다. 한 투자은행(IB) 대표는 "교보생명에 대한 투자금 회수가 늦어지고 있어 FI들의 불만이 높다"고 전했다.

주요 주주 중 급하게 지분을 팔지 않겠다는 곳은 수출입은행(5.85%) 정도다. 당장 지분을 팔겠다는 주주들의 교보생명 지분은 50%에 육박한다. 반면 신 회장(33.62%)과 친인척(6.65%),우리 사주(1.03%) 지분을 모두 합쳐도 41% 남짓이다.

투자금 회수를 바라는 주주들의 요구를 맞출 수 있는 현실적인 방안은 IPO뿐이다. 하지만 교보생명은 신 회장 측 지분율이 희석될 수 있다는 이유로 반대한다. KB금융지주나 신한금융지주 등 보험사업 확장을 추진해온 금융지주회사들은 이런 틈을 비집고 들어가 교보생명 경영권을 탐내왔다. 지주사들은 공식적으로 부인하지만,신 회장의 교보생명 지분 일부와 지주회사 지분을 맞바꾸는 주식스와프 방안도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방안은 교보생명이 거절했다.

금융감독당국 관계자는 "IB를 중심으로 주요 주주들이 연합해 교보생명을 압박하자는 아이디어도 나오고 있다"며 "하지만 적대적 인수 · 합병(M&A) 이슈로 번질 수 있어 캠코는 소극적"이라고 말했다. 포스코 계열사인 대우인터내셔널도 비슷한 이유 때문에 회의적이다.

일각에서는 주요 주주들의 지분 일부를 신 회장이나 신 회장 측 우호주주가 사들여 경영권을 확실히 다진 다음 IPO를 추진하는 방안이 현실적인 대안으로 거론된다. 신 회장 측도 우호주주를 찾기 위해 국내외 투자자들을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