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일수록 명품 기업들은 빛을 발했다. 유럽 재정위기 등으로 글로벌 증시가 휘청이는 중에도 명품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럭셔리 펀드'들은 탄탄한 수익률을 기록했다.
22일 펀드평가사 에프앤스펙트럼에 따르면 지난 20일 국내 출시된 럭셔리 펀드들의 평균 1개월 수익률은 9.34%로 국내 주식형 펀드(2.92%)나 해외 주식형 펀드(-1.75%) 수익률을 크게 앞서고 있다.
개별 펀드별로는 '한국투자럭셔리' 펀드, '우리Global Luxury' 펀드, 'IBK럭셔리라이프스타일' 펀드가 각각 1개월 수익률 10.05%, 9.50%, 8.62%를 기록 중이다.
3개월 수익률도 국내 주식형 펀드가 -12.70%, 해외 주식형 펀드가 -11.55%로 부진한 동안, 럭셔리 펀드는 0.07%로 선방했다.
럭셔리 펀드는 루이비통·크리스챁디오르 등 명품 브랜드를 보유한 어패럴 업체나 BMW·다임러크라이슬러 등 고급차 업체 등에 투자하는 펀드를 말한다. 고액자산 관리 중심의 금융업체, 헬스케어업체도 투자 대상이다.
명품 브랜드를 많이 보유한 미국이나 프랑스, 스위스, 독일 등의 선진국 투자 비중이 높다.
최근 3개월간 미국 S&P500지수가 6.02%, 프랑스 CAC지수가 21.67%, 독일 DAX지수가 22.17% 급락하는 등 미국과 유럽 선진국 증시는 부진했지만 럭셔리 펀드에 편입된 종목들은 강한 모습을 보였다.
럭셔리 펀드들이 많이 편입한 루이뷔통의 모그룹인 프랑스 LVMH 주가는 이 기간 오히려 1.85% 상승했으며, 미국 나이키도 8.48% 올랐다. 크리스찬디오르와 코치는 각각 0.54%, 1.70% 하락에 그쳤다. 일부 럭셔리 펀드들이 편입한 애플의 경우 무려 31.12%나 상승했다.
이 같은 성과는 글로벌 경기 침체와 상관없이 부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명품 브랜드는 오히려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최근 몇년 사이에 명품 브랜드들이 중국 등 이머징국가로 매출 다변화를 꾀하면서 선진국 경기 침체의 영향을 덜 받는 효과도 얻었다.
김희정 우리자산운용 펀드매니저는 "몇년 안에 명품 브랜드들의 중국 매출이 일본 매출을 추월할 것으로 전망되는 등 이머징시장의 비중이 높아져 이번 유럽 재정위기에도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김 펀드매니저는 "럭셔리 펀드라고 해도 '명품'의 콘셉트에 따라 투자하는 업종에는 조금씩 차이가 있다"며 "투자자가 원하는 성향에 맞춰 선택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