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지구 기온 2도만 올라가도 세계 정치는 끓는점 도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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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대전 ㅣ 귄 다이어 지음 ㅣ 이창신 옮김 ㅣ 김영사 ㅣ 364쪽 ㅣ 1만5000원
2036년 여름, 북반구의 기온은 1도나 떨어졌다. 파키스탄의 핵무기를 제거하려는 인도의 무인항공기 기습 타격으로 시작된 양국 간 핵전쟁 탓이었다. 아그라의 타지마할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고, 커다란 버섯구름은 하늘을 가렸다. 물 때문이었다. 온난화로 인해 히말라야의 만년설이 다 녹아내리면서 두 나라를 흐르는 인더스 수계가 바닥을 드러냈다. 거대한 강 하나가 관통하는 사막이라고 할 수 있는 파키스탄으로서는 생사가 달린 문제였다. 결국 파키스탄은 인도에 강물을 내놓으라며 국경에 핵무기를 배치했고, 인도는 선제공격으로 그 핵무기를 파괴하려 하면서 전면 전쟁으로 번진 것이다.
국제 안보 전문가인 귄 다이어가 저서 《기후대전》에서 내놓은 인도 · 파키스탄 핵전쟁 시나리오가 무시무시하다. 이 책은 온난화로 대변되는 기후변화가 세계의 정치,경제,국가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각국은 어떻게 대처할지에 대한 예측서다.
저자는 "지구의 평균기온이 2도만 올라가도 세계 정치는 끓는점에 도달한다"며 "기후변화는 환경의 영역을 넘어 정치,경제,군사를 움직인다"고 강조한다. 그는 "기후변화가 인류 문명에 미칠 일차적이고 가장 중요한 영향은 바로 식량 공급 위기"라며 "식량은 협상 대상이 될 수 없기 때문에 이성적으로 대처하기 힘든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의 예측대로라면 유럽연합(EU)은 해체되고 북극해는 영토분쟁에 휩싸이며 미국은 남미국가의 기후난민 유입으로 몸살을 앓는다. 남부 회원국에서 북부 회원국으로 대량 이주가 계속되는 문제로 골치를 앓던 EU는 2036년 붕괴되며 새롭게 형성된 '북부연합'은 난민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국경을 봉쇄한다는 것이다.
한국어판을 위해 추가한 한국의 기후 변화 시나리오도 흥미진진하다. 2020년 기후변화에 따른 식량 부족으로 북한 정권이 붕괴하고 한국 역시 식량 공급 문제에 시달린다. 한국은 적도에서 멀리 떨어진 데다 바다로 둘러싸여 있어 온도 상승폭은 크지 않은 편이지만 기후위기에 직면할 중국의 혼란스런 사정에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한다.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
국제 안보 전문가인 귄 다이어가 저서 《기후대전》에서 내놓은 인도 · 파키스탄 핵전쟁 시나리오가 무시무시하다. 이 책은 온난화로 대변되는 기후변화가 세계의 정치,경제,국가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각국은 어떻게 대처할지에 대한 예측서다.
저자는 "지구의 평균기온이 2도만 올라가도 세계 정치는 끓는점에 도달한다"며 "기후변화는 환경의 영역을 넘어 정치,경제,군사를 움직인다"고 강조한다. 그는 "기후변화가 인류 문명에 미칠 일차적이고 가장 중요한 영향은 바로 식량 공급 위기"라며 "식량은 협상 대상이 될 수 없기 때문에 이성적으로 대처하기 힘든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의 예측대로라면 유럽연합(EU)은 해체되고 북극해는 영토분쟁에 휩싸이며 미국은 남미국가의 기후난민 유입으로 몸살을 앓는다. 남부 회원국에서 북부 회원국으로 대량 이주가 계속되는 문제로 골치를 앓던 EU는 2036년 붕괴되며 새롭게 형성된 '북부연합'은 난민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국경을 봉쇄한다는 것이다.
한국어판을 위해 추가한 한국의 기후 변화 시나리오도 흥미진진하다. 2020년 기후변화에 따른 식량 부족으로 북한 정권이 붕괴하고 한국 역시 식량 공급 문제에 시달린다. 한국은 적도에서 멀리 떨어진 데다 바다로 둘러싸여 있어 온도 상승폭은 크지 않은 편이지만 기후위기에 직면할 중국의 혼란스런 사정에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한다.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