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로 살았던 IQ 173 빅터…그 인물 자체가 예술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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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셀러 '바보 빅터' 연극 연출한 박승걸 씨
"빅터라는 인물 자체가 작품입니다. 남과 다르다는 이유로 속박을 받고 세상의 기준 때문에 상처입은 존재죠.대접받지 못하는 상황에 던져진 인간의 외로움과 비극적인 스토리 속에 들어있는 천재의 꿈을 다루려 합니다. 자신이 하고 싶은 것에 대해 기준을 세우고 노력한다면 꿈에 다가갈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어요. "
베스트셀러 《바보 빅터》가 연극으로 재탄생한다. 17년간 바보로 살아야 했던 IQ 173의 천재 빅터 세리브리아코프의 실화를 다룬 작품으로 밀리언셀러 《마시멜로 이야기》를 쓴 호아킴 데 포사다의 또 다른 히트작이다. '백설공주를 사랑한 난장이(백사난)'로 유명한 연출가 박승걸 씨(39 · 사진)가 내달 '바보 빅터'를 무대에 올린다.
박씨에게 연출을 맡은 계기를 물었다. "태양엔터테인먼트의 변재영 대표가 작품을 같이 할 수 있겠냐고 카카오톡으로 메시지를 보내왔어요. 원작 계약을 하자마자 제 생각부터 났다고 하더군요. 카카오톡으로 섭외가 온 건 처음이었어요. "
그는 작품 제목을 듣자마자 금방 마음이 끌렸다고 했다. "1년 전쯤 17년간 바보로 산 실존 인물에 대한 기사를 신문에서 접하고 너무 흥미로워 아내와 딸에게 얘기한 적이 있어요. '이 사람은 작품이다'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마침 그 작품이 저한테 온 거예요. 그때 여행 중이었는데 바로 전자책을 사서 읽어봤죠."
그는 "소재도 흥미롭지만 무엇보다 문학가가 쓴 작품이 아니라는 게 마음에 들었다"고 말했다.
"호아킴 데 포사다는 소설가가 아니라 자기계발 전문가잖아요. 책을 읽어보니 문학성이나 극적 재미를 창조해내는 사람은 아니더라고요. 문학적으로 꽉 차 있고 완성도가 높은 작품은 원작으로부터 벗어나기 어려운데,극적으로 빈틈이 있으면 그게 저의 창작욕을 이끌어내주거든요. "
'백사난'을 처음 접했을 때도 같은 느낌이었다고 했다. "백사난이 인터넷에 연재됐을 때 상당히 허술한 상태였어요. 제 상상력을 부추기는 요소들이 많았죠." 그의 손을 거쳐 2001년 5월 초연된 '백사난'은 10년간 120개 도시를 돌며 2300회 공연에 70만명의 관객을 불러모았다.
'바보 빅터'는 작가의 시점에서 모든 인물을 비슷하게 다루는 원작과 달리 빅터의 관점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빅터를 객관적으로 봤을 때는 볼 수 없었던 장면들을 보실 수 있을 거예요. 마치 빅터의 머릿속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을 엿보는 듯한 느낌을 구현해보려고 합니다. "
그는 "표면적으로는 비극적인 스토리지만 빅터가 지닌 천재적 상상력이 유쾌함과 극적 재미를 가져다줄 것"이라고 말했다.
"겉모습만 보면 천재는 굉장히 엉뚱하고 바보스럽게 비칠 수 있죠.실은 너무 앞서가고 있어서인데 말이죠.천재는 엄청난 상상력을 지닌 존재라고 생각해요. 남이 보지 못한 것을 볼 수 있고,남이 풀어내지 못하는 문제를 풀 수 있죠.일반인이 한 가지를 생각할 때 천재는 수십,수백 가지를 동시에 생각해내니까요. 이처럼 천재와 세상의 차이에서 재미를 찾아보려고 해요. "
그는 "원작 이상의 재미와 감동을 주기 위해 스태프와 배우들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연극 무대가 아니면 느끼지 못할 재미를 관객들에게 선사하기 위해 새로운 형식적 시도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극 '바보 빅터'는 내달 21일부터 내년 1월15일까지 대학로 미마지아트센터 눈빛극장에서 공연된다. (02)549-1105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
베스트셀러 《바보 빅터》가 연극으로 재탄생한다. 17년간 바보로 살아야 했던 IQ 173의 천재 빅터 세리브리아코프의 실화를 다룬 작품으로 밀리언셀러 《마시멜로 이야기》를 쓴 호아킴 데 포사다의 또 다른 히트작이다. '백설공주를 사랑한 난장이(백사난)'로 유명한 연출가 박승걸 씨(39 · 사진)가 내달 '바보 빅터'를 무대에 올린다.
박씨에게 연출을 맡은 계기를 물었다. "태양엔터테인먼트의 변재영 대표가 작품을 같이 할 수 있겠냐고 카카오톡으로 메시지를 보내왔어요. 원작 계약을 하자마자 제 생각부터 났다고 하더군요. 카카오톡으로 섭외가 온 건 처음이었어요. "
그는 작품 제목을 듣자마자 금방 마음이 끌렸다고 했다. "1년 전쯤 17년간 바보로 산 실존 인물에 대한 기사를 신문에서 접하고 너무 흥미로워 아내와 딸에게 얘기한 적이 있어요. '이 사람은 작품이다'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마침 그 작품이 저한테 온 거예요. 그때 여행 중이었는데 바로 전자책을 사서 읽어봤죠."
그는 "소재도 흥미롭지만 무엇보다 문학가가 쓴 작품이 아니라는 게 마음에 들었다"고 말했다.
"호아킴 데 포사다는 소설가가 아니라 자기계발 전문가잖아요. 책을 읽어보니 문학성이나 극적 재미를 창조해내는 사람은 아니더라고요. 문학적으로 꽉 차 있고 완성도가 높은 작품은 원작으로부터 벗어나기 어려운데,극적으로 빈틈이 있으면 그게 저의 창작욕을 이끌어내주거든요. "
'백사난'을 처음 접했을 때도 같은 느낌이었다고 했다. "백사난이 인터넷에 연재됐을 때 상당히 허술한 상태였어요. 제 상상력을 부추기는 요소들이 많았죠." 그의 손을 거쳐 2001년 5월 초연된 '백사난'은 10년간 120개 도시를 돌며 2300회 공연에 70만명의 관객을 불러모았다.
'바보 빅터'는 작가의 시점에서 모든 인물을 비슷하게 다루는 원작과 달리 빅터의 관점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빅터를 객관적으로 봤을 때는 볼 수 없었던 장면들을 보실 수 있을 거예요. 마치 빅터의 머릿속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을 엿보는 듯한 느낌을 구현해보려고 합니다. "
그는 "표면적으로는 비극적인 스토리지만 빅터가 지닌 천재적 상상력이 유쾌함과 극적 재미를 가져다줄 것"이라고 말했다.
"겉모습만 보면 천재는 굉장히 엉뚱하고 바보스럽게 비칠 수 있죠.실은 너무 앞서가고 있어서인데 말이죠.천재는 엄청난 상상력을 지닌 존재라고 생각해요. 남이 보지 못한 것을 볼 수 있고,남이 풀어내지 못하는 문제를 풀 수 있죠.일반인이 한 가지를 생각할 때 천재는 수십,수백 가지를 동시에 생각해내니까요. 이처럼 천재와 세상의 차이에서 재미를 찾아보려고 해요. "
그는 "원작 이상의 재미와 감동을 주기 위해 스태프와 배우들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연극 무대가 아니면 느끼지 못할 재미를 관객들에게 선사하기 위해 새로운 형식적 시도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극 '바보 빅터'는 내달 21일부터 내년 1월15일까지 대학로 미마지아트센터 눈빛극장에서 공연된다. (02)549-1105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