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급락장에서 외국인이 선물 헤지를 통해 1조원 내외의 수익을 거뒀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호상 한화증권 애널리스트는 22일 "이번 증시 급락 과정에서 선물시장에서 가장 큰 수익을 얻은 수급 주체는 외국인으로, 지난달 2일부터 22일새 선물 헤지로 얻은 수익이 1조원 내외"라며 "장중 트레이딩 손익을 모두 산출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이를 빼고 매일 순매수 수량을 누적해 다음날 선물지수 등락에 따른 정산 수익을 누적하는 방법으로 대략적인 주체별 손익을 추정했다"고 밝혔다.

외국인은 증시가 급락하기 전 혹은 하락 초기에 헤지 포지션을 늘린 이후 급락한 이후엔 환매수를 통해 반등 시 수익을 추구하는 전략을 통해 이 같은 성과를 올렸다는 게 이 애널리스트의 진단이다.

특히 지난달 초 최대 4만2000계약까지 선물 매도 포지션을 늘리면서 선제적으로 대응한 것이 큰 수익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또한 증시 급락이 진행된 이후엔 환매수로 수익을 실현했다고 전했다. 매도포지션을 같은달 22일엔 1만7000계약으로 줄인 덕에 이후 반등 과정에선 매도포지션을 유지했을 경우 발생할 수 있던 손실을 오히려 크게 줄일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전략으로 외국인은 2008년 금융위기 당시에도 선제적인 헤지 포지션을 통해 선물에서 1조6000억원 가량의 수익을 얻은 바 있다.

반면 개인들은 잘못된 전략으로 지난달 2일부터 전날까지 2000억원대의 손실을 낸 것으로 추산했다. 급락장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헤지 목적으로 뒤늦게 매도 포지션을 늘린 개인은 증시 반등 과정에서도 재차 손실을 입었을 것이란 해석이다.

이 애널리스트는 "헤지 포지션은 증시 하락을 예측하고 시행하는 게 아니라 기준을 정해 기계적으로 늘리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급락이 진행된 후엔 이에 맞춰 헤지 포지션을 줄이는 것이 반등 과정에서 수익률 획득에 유리하고, 외국인은 반등이 크게 진행된 후 평상시의 절반 수준으로 줄인 포지션을 서서히 늘려갈 것"이라고 관측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