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찾은 대구의 온라인마케팅업체 애플애드벤처(대표 장기진).천지은 마케팅팀 대리(28)는 포털 사이트의 쇼핑몰 트래픽과 매출 등을 확인하고 온라인 노출 전략을 짜느라 바쁘다. 쿠팡 등의 대형 소셜커머스를 비롯해 스타일난다,멋남,NAK21 등 유명 의류 쇼핑몰들의 하루 매출이 천 대리의 손에 달렸을 정도다. 매주 두 차례 정도 상경, 신규 고객사를 유치하는 등 비즈니스 미팅도 챙기고 있다. 지방 중소기업이지만 하루 방문객이 수만에서 수십만명에 이르는 포털 쇼핑몰 등의 마케팅 방안을 직접 기획 · 실행할 기회가 많아 요즘 신바람이 나 있다.

천 대리가 대구행을 택한 건 자기계발에 대한 욕심 때문이었다. 2009년까지만 해도 서울의 잘 나가는 광고대행사에 근무했지만 한정된 업무만 맡은 탓에 일에서 느끼는 보람은 거의 없었다. 반면 이곳엔 디자인팀으로 입사했지만 다른 업무도 다양하게 배우면서 실질적인 역량을 키울 수 있어 만족하고 있다. 그는 "스스로 업무를 기획 · 실행하면서 마케팅 전문가로 성장하고 있다는 뿌듯함이 크다"고 말했다.

◆'통섭형' 인재로

이 회사에는 천 대리처럼 평균 27~28세의 젊은 직원 50여명이 각자 1인 기업의 사장처럼 일하고 있다. 이 회사의 독특한 융합형 업무 · 교육 방식 덕분이다. 장 대표는 "온라인 광고,디자인,오프라인 홍보,재무 등 마케팅 전 분야의 실무 능력을 배울 수 있도록 부서 간 벽을 없애고 유연하게 운영하는 게 특징"이라며 "스스로 설정한 업무 계획을 달성하면 인센티브를 주는 제도를 시행하면서 직원 만족도가 더 커졌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업무 환경과 젊은 직원들의 자발적 노력이 합쳐지면서 회사의 생산성은 크게 높아졌다. 직원들이 직접 새로운 수익 모델을 제시하는 등 혁신이 거듭되자 애플애드벤처는 설립 1년 만인 지난해 매출 200억원의 회사로 급성장했다.

쇼핑몰 업체들에 플랫폼을 제공하는 사내 벤처 '아이스토어'대표를 겸직하고 있는 남태광 이사(27)는 "양사 간 고객사는 공유하고 수익모델은 다르게 설정해 윈윈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창원 마산 등 지방 대도시는 물론 서울 수도권 등지에서도 젊은 인력들의 구직 문의가 늘고 있는 추세다.

◆복지도 젊은이 눈높이로

이 회사의 또 다른 자랑거리는 '젊은 복지'다. 추애진 팀장(26)은 "사무실 내 카페를 전문 카페처럼 꾸며놓아 실제 카페처럼 음료를 즐길 수 있다"며 "사내 동아리 활동도 전폭적으로 지원해줘 일과 여가생활을 조화시키도록 한 것도 장점"이라고 말했다. 야구부 축구부 등 사내 스포츠 동아리들은 운동복부터 대회 출전비,모임비 등 다양한 혜택을 받는다. 최근 결성된 사내 밴드는 드럼 등 악기와 연습공간을 제공받기로 했다.

또 '리프레시 휴가 정책'이 있어 근속 3년 시 3박4일 제주도 여행,7년 시 5박6일 동남아 여행,10년 시 15박16일 유럽 여행을 회사 측에서 지원한다.

대구=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