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퍼레이션 트위스트'는 미국 중앙은행(Fed)이 당초 회의 일정을 하루 더 늘려 이틀간 고심한 끝에 내놓은 추가 경기 부양책이다. 그러나 증시는 2%대의 폭락으로 불만을 표시했다.

월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공격적이고 최선의 정책이란 긍정론과 예상범위를 벗어나지 못해 분위기를 바꾸기엔 힘이 부친다는 회의론이 섞여 있다. 3차 양적완화에 대한 기대가 사그라지지 않았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금리'가 아닌 '심리'가 더 문제다

Fed는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를 통해 장기 국채 금리가 떨어지면 장기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금리,회사채 금리,은행들의 가계 및 기업 대출 금리가 하락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업이 투자를 늘리고 가계는 주택 매입과 소비를 늘리는 효과가 기대된다.

크로너스퓨처스매니지먼트의 케빈 페리 사장은 "Fed가 대차대조표를 변경하지 않고 취할 수 있는 조치 중 가장 공격적"이라며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어겐캐피털의 존 길더프 파트너는 "Fed가 최선의 선택을 했다"고 평가했다. 경제예측업체인 매크로이코노믹어드바이저스는 오퍼레이션 트위스트 조치가 향후 2년에 걸쳐 미국의 경제성장률을 0.4%포인트 높이고 35만개의 새 일자리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추정했다.

반면 오퍼레이션 트위스트가 미국 경제를 신바람 나게 춤추게 할지는 의문이라는 시각도 많다. 투자를 꺼리는 기업들은 2조달러에 이르는 현금을 깔고 앉아 있다. 미국 경제의 70%를 담당하는 소비자들 역시 주택 구입과 소비에 지갑을 열지 않고 있다. 경기 전망이 불투명하고 실업률은 9.1%에 달한다. 이날 주가가 폭락한 것도 "(유럽 재정위기에 따른)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 등의 경기하방 위험이 상당하다"는 Fed의 진단을 시장이 주목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있다. 손성원 캘리포니아대 석좌교수는 "말을 물가로 끌고 갈 수 있지만 물을 먹이진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침체된 주택경기는 그리스와 닮은꼴

벤 버냉키 Fed 의장은 정부에 주택 경기 부양을 촉구해왔다. 좀처럼 회복세를 보이지 않고 있는 미국의 주택 경기는 재정난에 처해 디폴트 위기를 맞은 그리스와 같은 처지라고 거론될 정도다.

Fed 발표문에는 침체된 주택 경기를 살리려는 강한 의지가 담기긴 했다. 오퍼레이션 트위스트에다 깜짝카드를 보탰다. 보유 중인 모기지 증권(MBS) 가운데 만기가 돌아오는 증권의 원리금은 다시 모기지 증권을 매입하는 데 투자키로 한 것이다. 모기지 증권의 만기 원리금을 국채를 사들이는 데 집중 투입했던 기존 전략을 수정했다. 이는 모기지 금리를 계속 낮추겠다는 의미다.

하지만 시장 전문가들은 모기지 증권 재매입의 실효성에 회의적이다. 30년 만기 모기지 금리는 이미 40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샌들러오닐의 스콧 부차 모기지 전략가는 "모기지 금리보다는 모기지 재융자를 위한 대출 조건이 너무 까다로운 게 더 문제"라고 지적했다.


◆ 오퍼레이션 트위스트

operation twist.중앙은행이 단기채권을 팔고 장기채권을 사들여 금리를 조절하는 공개시장조작의 일종이다. 장기채권 매입과 단기채권 판매를 동시에 시행한다. 장기채권을 매입하면 시중의 장기 금리가 떨어지고 단기채권을 팔면 단기 금리가 오르는 효과가 있다. 1961년 미국 존 F 케네디 행정부가 최초로 도입했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