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난처' 찾는 글로벌 자금, 日국채로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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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국채 외국인 보유액 사상 최대 육박
중국 등 신흥국 자금 '밀물'…엔高 부추겨
중국 등 신흥국 자금 '밀물'…엔高 부추겨
글로벌 투자자금이 일본 국채로 몰리고 있다. 미국과 유럽의 재정위기를 피해 빠져나온 투자자들이 일본 국채를 선호하고 있기 때문이다. 외국인들의 일본 국채 보유액은 사상 최대치에 육박했고,보유 비중도 작년에 비해 크게 높아졌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외국인들의 일본 국채 매입이 엔화 가치를 높이는 또 다른 원인이 되고 있다"고 22일 전했다.
◆일본 국채에 둥지 트는 글로벌 자금
일본은행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외국인 투자자의 일본 국채 보유액은 66조8600억엔으로 집계됐다. 사상 최대치였던 2008년 9월의 67조7000억엔에 바짝 다가섰다. 리먼 쇼크로 엔화 자산의 인기가 치솟은 이후 3년 만에 다시 일본 국채의 몸값이 높아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국채 만기별로는 1년 미만 단기채권이 전년 동기 대비 29% 증가한 24조7400억엔,1년 이상은 28% 증가한 42조1200억엔으로 조사됐다. 외국인의 일본 국채 보유 비중도 높아졌다. 6월 말 기준 일본 국채 발행 잔액은 901조엔.이 중 외국인 비중은 7.4%에 달했다. 1년 전의 6%에 비해 1.4%포인트 올라간 것이다.
재무성의 증권투자 현황 조사에 따르면 해외 투자자는 7월 중 일본 국채를 9400억엔어치 사들였고,8월에는 이보다 7배가량 많은 6조4600억엔 규모의 국채를 매입했다. 8월 외국인 매입액은 재무성이 월별 데이터를 발표하기 시작한 2005년 이후 최대치다.
◆신흥국 외환보유액이 자금줄
일본 국채를 사들이는 주요 주체는 중국 등 신흥국 정부다. 글로벌 재정위기 이후 빠르게 늘어난 외환보유액이 국채 매입의 자금원이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전 세계 외환보유액은 전년 동기 대비 20% 늘어난 총 10조600억달러로 집계됐다.
신흥국 중 중국은 전년 동기 대비 30% 가까이 증가한 3조2000억달러로 전 세계 외환보유액의 3분의 1가량을 차지했다. 브라질의 외환보유액도 같은 기간 30% 가까이 늘었고 한국 러시아 대만 등도 10% 이상 불어났다. 선진국의 잇따른 금융완화정책으로 미 달러와 유로화 등이 약세를 보이면서 자국 통화의 고평가를 우려한 신흥국들이 외환시장에서 '달러 매수' 개입을 반복한 결과다. 니혼게이자이는 "최근 들어 신흥국 정부들이 미 국채에 쏠려 있던 투자처를 일본 국채와 금으로 다변화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 SMBC증권의 스에자와 히데노리 금융시장조사부장은 "투자자들이 리스크를 분산하기 위해 엔화 자산을 늘리는 과정에서 엔화 가치가 동반 상승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도쿄=안재석 특파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