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년간 불렀던 노래 중에 딱 하나만 캡슐에 넣어 땅에 묻어야 한다면 디지털 싱글곡 '나의 신부여'를 꼽겠습니다. 그동안 줄기차게 사랑을 노래했고,사랑을 찾기 위해 고뇌해왔는데 이제야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 깨닫게 됐어요. "

국내 최초의 여성 싱어송라이터로 데뷔 32주년을 맞은 가수 심수봉 씨(56 · 사진)가 지난 19일 디지털 싱글 앨범 '나의 신부여'를 발표했다. 내달 8일에는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 평화의광장에서 70인조 오케스트라,70인조 합창단과 콘서트 '더 심수봉 심포니'를 연다. 심씨는 22일 서울 역삼동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올 10월은 제 음악 인생에 잊지 못할 한 달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선후배 가수들이 설 자리가 사라지고 있었는데 1년 전 세시봉 가수들이 큰 사랑을 받는 것을 보았다"며 "중장년층을 대표하는 음악시장이 부활하는 시점에 우리 콘서트가 그 흐름을 더 가속화시켰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저를 있게 한 건 제 노래가 대중에 의해 널리 불려진 것 덕분이었어요. 클래식 음악을 들으며 작곡의 영감을 얻은 만큼 전곡을 오케스트라 형식으로 편곡합니다. 누구나 꿈꾸는 대형 콘서트를 열게 돼 가슴이 벅차요. "

그가 단독 콘서트를 통해 대중을 만난 건 5년 전부터다. '더 심수봉 심포니' 준비 과정의 일화도 들려줬다.

"전쟁기념관 공연이 확정되고 답사하러 찾아가 넓은 광장 계단 쪽에서 탁 트인 객석을 바라보는데 거기에 육군본부가 있더군요. 옛날 군사재판 받으러 드나들던 때가 생각났죠.만감이 교차했습니다. "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