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영국 멕시코 인도네시아 캐나다 호주 등 주요 20개국(G20) 소속 6개국 정상들이 현재의 세계 경제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G20이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고 촉구하는 공개 서한을 22일 발표했다. 이들 정상은 이 서한을 현재 G20 의장국인 프랑스의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에게 전달했다.

이번에 서한을 마련한 나라들은 선진국과 신흥국 개발도상국을 대표하고,유럽 재정위기나 미국의 경기둔화 등 글로벌 경제위기 상황에서 비교적 중립적인 국가들이다. 이들은 서한에서 국가부채,유럽 은행권의 위기,성장둔화 등 세계 경제의 위기에 G20을 중심으로 한 적극적인 국제공조를 통해 성장과 시장안정 조치들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6개국 정상은 특히 "글로벌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선 G20 차원의 공동 노력이 절실히 필요하다"며 "글로벌 수요를 증대시키기 위해 흑자국은 시장개방과 경쟁적 환율절하 억제 등 내수 확충, 적자국은 구조개혁을 통한 신성장 동력을 모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유로지역 부채위기 대응과 금융시스템 강화를 위해 유로존 정상회의 합의 사항을 즉시 비준하는 등 유로위기 극복을 위해 신속히 대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미국과 다른 선진국들은 자국 상황을 고려해 신뢰성 있고 성장친화적인 중기 재정건전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서한은 이명박 대통령과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주도한 것으로 이날 미국 워싱턴에서 시작되는 G20 재무장관 · 중앙은행장 회의에서 각국이 긴밀한 공조에 협조할 것을 촉구하는 의미가 있다고 청와대 관계자는 전했다.

한편 유엔총회 참석을 위해 미국 뉴욕을 방문 중인 이 대통령은 이날 유엔본부에서 열린 '원자력안전 고위급회의' 기조연설을 통해 "지난 3월 후쿠시마 원전사고는 원자력 안전에 대한 신뢰에 커다란 타격을 주었다"며 "그러나 이번 사고가 원자력을 포기할 이유가 돼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이어 "오히려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보다 안전하게 원자력을 이용하기 위한 방법을 모색할 때"라며 "현재까지 기술적 · 경제적으로 대체에너지만으로는 전 세계적인 에너지 수요증가와 기후변화 문제에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원자력의 활용은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뉴욕의 피에르호텔에서 열린 동포 간담회에서 "얼마 전 미국 공화당의 미치 맥코널 상원 원내대표에게 전화를 해 '공화당이 여당일 때 한 · 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얼마나 하려고 했는데 야당이 됐다고 반대하느냐'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대통령은 "공화당 원내대표가 '적극적으로 하겠다'고 하는 얘기를 한덕수 주미대사를 통해 들었다. 전화통화 이후에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다"며 "대한민국 대통령이 미국 야당 원내대표에게 이 정도로 할 만큼 됐다"고 말했다.

뉴욕=차병석 기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