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과도정부가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의 숨겨진 자금 230억달러를 리비아 중앙은행에서 찾아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2일 보도했다.

리비아 과도국가위원회(NTC)의 와픽 새터 금융조정관은 "6개월간 국가 운영 자금으로 쓸 수 있을 정도의 돈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이번에 발견한 230억달러는 카다피 정권이 예산으로 편성했다가 미처 집행하지 못한 자금인 것으로 알려졌다. 새터 조정관은 카다피가 이 돈을 사회복지 예산과 하루 160만배럴밖에 생산하지 못하는 원유산업을 재건하기 위해 책정한 것으로 추정했다. FT는 "이 돈의 정확한 용도는 국가 예산회계에도 기록돼 있지 않다"며 "카다피 정권이 투명하지 않고 책임감이 결여됐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NTC는 카다피가 해외로 빼돌린 자산 1600억달러가 동결되는 바람에 국가 운영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NTC가 그동안 확보한 자금 규모는 250억달러인데,이번에 그와 비슷한 액수의 돈이 발견되면서 국가 운영에 숨통이 트이게 됐다. 한편 FT는 NTC가 카다피 정권이 올해 들어 보유하고 있던 금괴의 5분의 1을 처분한 것과 관련해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매각 대금의 일부는 정권 유지를 위한 군사 부문에 사용됐을 가능성이 높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