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풍경] 300년 이어온 된장의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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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
▶ QR코드 찍으면 지난 풍경 사진도 모두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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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모는 지금도 된장을 직접 담근다. 파는 장에는 깊은 맛이 없고 속이 불편하다는 게 가장 큰 이유다. 오랜 숙성기간을 거치지 않고 단기간에 제조된 된장이 몇 년 묵힌 된장 맛을 감당하기 어려운 것은 자명한 일이다.
속성 제조라는 인위의 '린치'를 가하지 않고 오로지 자연의 힘을 빌려 얻는 전통음식은 그래서 패스트푸드가 따를 수 없는 오묘한 맛을 지녔다. 그 속에는 인위를 거부하고 자연의 순리에 따르려 했던 조상들의 삶의 지혜가 담겨 있다.
논산의 명재(윤증의 호) 고택에서 손님상에 내놓는 아침 된장국은 300년을 이어온 된장을 풀어 끓인 것이다. 느린 삶의 여유를 지닌 사람이라면 그 그윽한 맛에 감복하지 않을 수 없다. 사랑채 우측에 늘어선 수백 개의 장독은 선인들이 지녔던 마음의 여유와 함께 자연친화적 삶의 가치를 일깨워준다.
정석범 문화전문기자sukbum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