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 6자회담 수석대표가 만난 이번 한반도 비핵화 2차 회담에서 긍정적인 논의가 이뤄졌다면 남북 관계는 생각보다 빠르게 개선될 것입니다. 북한도 대화에 나설 여건이 충분히 성숙돼 있으니까요. "

진징이(金京一) 베이징대 한반도연구센터 주임교수(58 · 사진)는 22일 "위성락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이용호 북한 외무성 부상이 지난 21일 베이징에서 회담을 열었는데 이번 회담에 북한이 적극적으로 나온 만큼 새로운 안을 내놨을 가능성도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진 교수는 베이징대 국제관계학원에서 6 · 25전쟁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한반도 문제 전문가다.

진 교수는 "6자회담은 북한의 비핵화 문제를 넘어 한반도의 통일과 동북아의 새 질서 구축 등을 실현할 수 있는 가장 좋은 틀"이라며 "6자회담이 실패했다거나 필요없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절대 동의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에 대해서도 "전제 조건을 달기보다는 회담에 참여해 토론하고 협의하는 게 이치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충고했다.

그러나 북한도 과감한 변화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진 교수는 최근 나선특구와 황금평 등에 대한 중국의 투자가 부진한 것과 관련,"투자가 쇄도하는 게 오히려 이상한 것"이라며 "북한이 시장경제를 과감히 도입하지 않으면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은 이미 (기업가의 투자를 촉진시키는) 정책을 펴고 있다"며 "북한도 투자할 여건을 만들어주는 정책을 내놔야 서로 윈윈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진 교수는 러시아와 중국이 모두 동해안 진출을 희망하고 있고 북한도 동해안 개발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 남북 관계에서 획기적인 전환을 가져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러시아의 남하정책과 중국의 동해 항구 확보 전략,그리고 북한의 나선특구를 통한 개방정책이 2018 평창동계올림픽 등과 연계되면서 동해안이 동북아의 새로운 경제중심지로 부상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는 내년에 한국 미국 중국 러시아 등 6자회담 당사국들이 선거 또는 정권 교체가 있을 것이라는 지적에 대해 "특히 한국과 미국은 정권 재창출을 위해 북한 문제와 관련해 국민에게 뭔가를 보여줘야 하는 상황이고 북한도 내년은 강성대국 원년"이라며 "6자회담의 돌파구가 마련될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낙관했다.

베이징=김태완 특파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