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내에서 스마트한 일처리를 가로막는 요소는 뭘까. LG전자 직원들은 '쓸데없는 보고서'를 최우선으로 꼽았다. '급작스런 업무 지시'와 '걸핏하면 야근'도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LG전자는 후진적 기업문화를 타파하고 '똘똘한 일터'를 만들기 위해 '5장 내로 짧게 보고하고,오후 5~6시 전에 퇴근하는 문화'를 만들기로 했다.

LG전자는 직원 3000명을 대상으로 '스마트 워킹을 저해하는 요소'를 조사한 결과,'불필요한 보고서'(20.0%)가 1위에 올랐다고 22일 발표했다. '돌발성 급한 업무'(17.2%)와 '커뮤니케이션의 어려움'(16.2%)이 뒤를 이었다. '불필요한 야근 및 특근'(13.1%)과 '비효율적 회의'(12.1%)도 잘못된 관행으로 지적됐다.

이 설문 결과를 바탕으로 LG전자 일반 사원 협의체인 주니어 보드는 '똘똘하게 일할 수 있는 다섯 가지 방안'을 제시했고,회사 측은 즉시 받아들였다. 구체적으로 △간결한 보고 △정시 퇴근 △휴가 활성화 △특근 효율화 △경영진과 소통 활성화가 해결책으로 나왔다.

모든 보고서는 5장 이내로 정했다. 첨부 문서를 포함해도 10장이 넘지 않도록 했다. 제때 퇴근하는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부서별로 주 1회 이상 정시 퇴근을 한다. 예를 들어 부서장 재량으로 요일을 정해 8시에 출근하는 휴대폰 사업본부 직원들은 오후 5시에,다른 사업본부는 6시에 퇴근하기로 했다.

휴가 권장 차원에서 각종 경조사나 연휴에 개인 휴가를 붙여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어쩔 수 없이 휴일 근무를 할 때도 조기 퇴근하는 '휴일 반일 특근제도'를 도입한다. 최고 경영진은 사원들과 소통의 기회를 늘려나가기로 했다.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은 "사원들이 제시한 5개 방안을 전폭적으로 밀어주겠다"며 "앞으로 사업장을 방문할 때마다 직원들과 간담회를 갖는 방식으로 소통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