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이복남매 간 경영권 분쟁으로 화제가 됐던 동원수산에 또다시 경영권 분쟁 조짐이 일고 있다.

2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동원수산은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아 1만78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이날 동원수산이 상한가로 치솟은 것은 왕윤국 명예회장(89)의 딸인 왕기미 전략기획담당 상무(50)가 장내에서 1만5500주(0.50%)를 매입해 보유지분이 4만4500주(1.45%)로 확대됐다는 사실이 전날 공시를 통해 알려졌기 때문이다.

왕 상무는 지난 3월 열린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친어머니인 박경임 씨(78)와 함께 이복 오빠인 왕기철 현 대표이사(59)를 상대로 경영권 분쟁을 벌였다. 양측은 주총 전날 한발씩 물러서며 타협에 성공해 '표 대결'은 피했지만,당시 주총을 통해 신규 이사로 선임된 왕 상무가 "이사회 멤버로서 회사 경영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도록 감시 역할을 충실히 할 생각"이라고 밝히는 등 '불씨'는 남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현재 박씨의 지분은 12만8000주(4.18%)로,왕 상무 지분을 더하면 총 17만2500주(5.63%)가 된다. 왕 대표의 지분 1만5200주(0.50%)보다 많다.

왕 상무 측은 주식 장내 매수 사실을 사내 관련 실무자에게도 사전에 알리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왕 상무가 지분을 추가로 늘려 나간다면 경영권 분쟁이 다시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왕 상무가 지분을 늘리더라도 왕 대표로부터 회사 대표 자리를 빼앗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기관투자가 등 왕 대표 측 우호 지분이 20%를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1970년 설립된 동원수산은 어업 및 식품가공업,수산물 유통업 등을 하는 기업으로 동원F&B를 보유한 동원그룹과는 상관이 없다. 동원수산은 주력인 참치사업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3.90% 감소한 20억2642만원에 머물렀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