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반값등록금 앞서 교육모델 혁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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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기반 선행학습 통해 비용절감
강의실 탈피…대학생산성 높여야
강의실 탈피…대학생산성 높여야
지난 8일 발표된 정부의 '대학생 등록금 부담 완화 방안'은 정부가 1조5000억원,대학들이 7500억원을 더해 내년 등록금을 소득 수준에 따라 차등적으로 지원한다는 것이 골자다. 평균적으로 등록금 5% 인하효과가 있으며 소득 하위 70%에 속하는 대학생 100만명에게는 22%가 줄어든다.
이런 방안을 두고 '반값 등록금' 공약의 이행을 요구했던 대학생들은 실망할 것이고,재정지원의 확충을 지속적으로 요구했던 대학들은 반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 속에서도 내년 양대 선거를 앞두고 복지 포퓰리즘 논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다. 정부가 연차적으로 등록금 지원율을 높이려면 상당한 추가적 재원이 필요하다는 것은 불문가지이다. 미국의 경우 1978년 기준으로 의료비용은 물가상승률의 두 배,그리고 등록금은 세 배로 인상됐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 5년간 등록금 상승률이 물가상승률의 두 배에 달했다.
등록금이 인상되는 근본적 이유는 대학들이 글로벌 경쟁시대를 맞아 우수 교수 확보 및 교육인프라 확충에 대한 투자를 크게 늘리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학들이 등록금 인상을 스스로 동결하고 막대한 추가적 자체 재원(財源)을 갹출해 등록금 부담을 완화하도록 유도하겠다는 정부의 방침은 장기적으로 볼 때 대학의 경쟁력을 약화시키게 될 것이다.
그동안 거론됐던 소액과 법인기부금 촉진책,수익성 사업 활성화,대학재정 투명화,재단 전입금 확대 등의 방안들이 대학의 재정 증대에 도움이 되긴 하겠지만 이는 물가의 2~3배로 증가하는 교육비용 자체를 해결하지는 못 한다. 교육의 비용을 줄이면서도 교육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면 등록금 문제는 저절로 해결된다.
불가능하다고 생각되는 이런 파괴적 교육혁신 모델들이 미국의 여러 대학에서 시도돼 괄목할 만한 성과들이 나타나고 있다. 전반적으로 확산되기에는 아직 많은 연구와 시행착오가 있어야 하겠지만 이런 미래 교육모델에 대한 실험들이 점차 힘을 얻고 있다.
지난해 10월 빌게이츠재단에서 시작한 '다음세대 학습도전'과 올해 2월 오바마 대통령이 제안한 '교육 선진연구과제원'이 그 예이다. 한국의 유니스트(울산과기대)에서도 비슷한 교육실험을 통해 교육의 질을 향상시키면서 교수의 생산성을 2~3배로 높여 비용을 30~60% 절감하는 사례를 보여주고 있다.
전통적인 교육모델에서는 1주일에 두 번씩 교실에 모여 강의를 통해 지식을 습득한 후 지식 응용은 과제물 등을 통해 교실 외에서 주로 하게 된다. 정보기술(IT) 기반의 블렌디드(blended) 교육모델에서는 학생들이 개별적으로 웹기반 선행학습을 통해 필요한 기초지식을 온라인으로 배운 뒤 강의실에선 한 번만 모여 토론식 혹은 문제풀이 중심으로 지식의 응용에 초점을 둔다.
이렇게 하면 교수와 교실의 수가 반으로 줄게 되고 교육의 질은 한 차원 높아진다. 많은 대학이 비용절감을 위해 기초과목의 50~75%를 시간강사들에 의존하고 있다. 하지만 유니스트는 이 같은 방법으로 교수의 생산성을 높여 전임교수들로만 모든 강의를 담당하게 하고 있다.
지난 세월 동안 교육의 근간은 교수가 지식을 습득해 강의를 통해 학생들에게 전달하는 형태였다. 이렇게 일방적으로 전달된 지식을 암기해 정형화된 단답형 문제를 해결하도록 하는 교육은 대량생산을 근간으로 하는 산업화시대의 교육모델이다. 하지만 언제 어디서나 필요한 정보를 쉽게 접할 수 있는 IT의 발달로 인해 2~3년이면 낡은 지식이 되고 마는 빠른 변화가 특징인 지식기반사회로 전환되고 있다. 불확실성과 복잡성이 더해가는 문제들을 다룰 창의적 인재 양성에 적합한 새로운 교육모델이 절실히 필요하다.
교육모델의 선진화를 통해 등록금 문제의 근본적 해결과 대학 교육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
임진혁 < 울산과기대 경영정보학 교수 >
이런 방안을 두고 '반값 등록금' 공약의 이행을 요구했던 대학생들은 실망할 것이고,재정지원의 확충을 지속적으로 요구했던 대학들은 반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 속에서도 내년 양대 선거를 앞두고 복지 포퓰리즘 논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다. 정부가 연차적으로 등록금 지원율을 높이려면 상당한 추가적 재원이 필요하다는 것은 불문가지이다. 미국의 경우 1978년 기준으로 의료비용은 물가상승률의 두 배,그리고 등록금은 세 배로 인상됐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 5년간 등록금 상승률이 물가상승률의 두 배에 달했다.
등록금이 인상되는 근본적 이유는 대학들이 글로벌 경쟁시대를 맞아 우수 교수 확보 및 교육인프라 확충에 대한 투자를 크게 늘리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학들이 등록금 인상을 스스로 동결하고 막대한 추가적 자체 재원(財源)을 갹출해 등록금 부담을 완화하도록 유도하겠다는 정부의 방침은 장기적으로 볼 때 대학의 경쟁력을 약화시키게 될 것이다.
그동안 거론됐던 소액과 법인기부금 촉진책,수익성 사업 활성화,대학재정 투명화,재단 전입금 확대 등의 방안들이 대학의 재정 증대에 도움이 되긴 하겠지만 이는 물가의 2~3배로 증가하는 교육비용 자체를 해결하지는 못 한다. 교육의 비용을 줄이면서도 교육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면 등록금 문제는 저절로 해결된다.
불가능하다고 생각되는 이런 파괴적 교육혁신 모델들이 미국의 여러 대학에서 시도돼 괄목할 만한 성과들이 나타나고 있다. 전반적으로 확산되기에는 아직 많은 연구와 시행착오가 있어야 하겠지만 이런 미래 교육모델에 대한 실험들이 점차 힘을 얻고 있다.
지난해 10월 빌게이츠재단에서 시작한 '다음세대 학습도전'과 올해 2월 오바마 대통령이 제안한 '교육 선진연구과제원'이 그 예이다. 한국의 유니스트(울산과기대)에서도 비슷한 교육실험을 통해 교육의 질을 향상시키면서 교수의 생산성을 2~3배로 높여 비용을 30~60% 절감하는 사례를 보여주고 있다.
전통적인 교육모델에서는 1주일에 두 번씩 교실에 모여 강의를 통해 지식을 습득한 후 지식 응용은 과제물 등을 통해 교실 외에서 주로 하게 된다. 정보기술(IT) 기반의 블렌디드(blended) 교육모델에서는 학생들이 개별적으로 웹기반 선행학습을 통해 필요한 기초지식을 온라인으로 배운 뒤 강의실에선 한 번만 모여 토론식 혹은 문제풀이 중심으로 지식의 응용에 초점을 둔다.
이렇게 하면 교수와 교실의 수가 반으로 줄게 되고 교육의 질은 한 차원 높아진다. 많은 대학이 비용절감을 위해 기초과목의 50~75%를 시간강사들에 의존하고 있다. 하지만 유니스트는 이 같은 방법으로 교수의 생산성을 높여 전임교수들로만 모든 강의를 담당하게 하고 있다.
지난 세월 동안 교육의 근간은 교수가 지식을 습득해 강의를 통해 학생들에게 전달하는 형태였다. 이렇게 일방적으로 전달된 지식을 암기해 정형화된 단답형 문제를 해결하도록 하는 교육은 대량생산을 근간으로 하는 산업화시대의 교육모델이다. 하지만 언제 어디서나 필요한 정보를 쉽게 접할 수 있는 IT의 발달로 인해 2~3년이면 낡은 지식이 되고 마는 빠른 변화가 특징인 지식기반사회로 전환되고 있다. 불확실성과 복잡성이 더해가는 문제들을 다룰 창의적 인재 양성에 적합한 새로운 교육모델이 절실히 필요하다.
교육모델의 선진화를 통해 등록금 문제의 근본적 해결과 대학 교육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
임진혁 < 울산과기대 경영정보학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