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운용사와 투자자문사들의 주식 편입 비중이 업체별로 극심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유럽 재정위기의 향방과 미국 경기 둔화 정도,국내 기업들의 실적 감소폭 등에 대해 서로 다른 예상을 하고 포트폴리오를 조정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2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에 투자하는 주식형펀드(공모형 기준)의 전체 순자산(58조6020억원) 중 주식(53조2365억원)이 차지하는 주식 편입 비중은 지난 20일 현재 90.8%다.

주요 운용사별 주식 편입 비중은 큰 차이가 난다. JP모간과 KTB운용은 주식형펀드의 주식 비중이 96.4%와 96.3%에 달했다. 알리안츠와 삼성운용도 94% 이상의 비중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미래에셋운용은 주식 비중이 84.1%로 가장 낮았다. 지난달 초 89.8%보다 5.7%포인트 떨어뜨린 것이다. 가장 높은 JP모간운용보다 12%포인트 이상 낮다. 한국투자밸류운용도 84.6%로 80%대를 나타냈다.

주식형펀드는 종목 구성은 펀드마다 다르더라도 통상 주식 편입 비중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해왔다. 대부분 펀드들이 강세장에선 96~98%,약세장에선 90~92%의 주식 비중을 지켰다.

하지만 지난달 초 이후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한 펀드매니저는 "유럽 재정위기 등이 글로벌 금융위기로까지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비관론과 글로벌 공조 등을 통해 차츰 해결될 것으로 예상하는 긍정론이 팽팽히 맞서면서 운용사별 주식 비중도 차이를 보이고 있다"며 "이렇게 큰 차이는 펀드를 운용한 이후 처음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투자자문사 자문형 랩의 주식 편입 비중 차이는 더 크다. 레오투자자문의 랩은 19일 현재 주식 비중이 90% 이상인 데 비해 브레인 한국창의 등은 80%대 초반,가울 HR 등은 70%대 초반을 유지하고 있다. 일부 자문사는 주식 편입 비중을 50% 선까지 떨어뜨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