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유럽 위기는 현대차에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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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공장·판매법인 둘러봐…"전략차종 앞세워 정면 돌파"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유럽의 위기는 우리에게 기회"라며 공격경영을 강조하고 나섰다.
정 회장은 21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 현대 · 기아차 유럽판매법인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은 자리에서 "지금의 유럽 경기침체 상황에 불안해 하지 말고 침착하게 대응책을 마련한다면 오히려 우리에게 더 큰 기회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정 회장은 "최근 유럽시장에 선보인 i40와 신형 프라이드는 유럽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이 지역 소비자들의 취향을 반영해 개발한 차"라며 "신차들이 성공적으로 유럽판매를 견인할 수 있도록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쳐 달라"고 주문했다. 정 회장이 유럽의 경제위기 상황을 정면돌파하라고 강조한 것은 특유의 '뚝심경영'과 함께 사상 최고 실적을 이어가고 있는 경영성과에 대한 자신감으로 풀이되고 있다.
정 회장은 현대차 체코 공장,프랑크푸르트의 판매법인등을 둘러보면서 직원들에게 "현대차는 위기 때 강한 저력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도 창의적이고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글로벌 업체 중 유일하게 성장세를 이어갔던 저력을 갖고 있다"며 "이번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해 유럽은 물론 전 세계 시장에서 현대 · 기아차가 초일류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2008년 글로벌 위기 당시 미국에서 실업자들이 속출하자 현대차는 신차 구입 후 일정기간 내 실직하면 회사가 차를 되사주는 '어슈어런스 프로그램'을 시행,시장점유율을 크게 높였다.
현대 · 기아차의 유럽시장점유율은 2002년 2.1%(현대차 1.6% · 기아차 0.5%)에서 올해 8월에는 4.8%(현대차 2.88% · 기아차 1.95%)로 높아졌다. 하지만 9~10%대에 이르는 미국과 중국시장에 비하면 아직 저조한 상황이다.
정 회장은 경기 침체의 골이 깊어지고 있는 유럽 경제가 지난 2~3년 전의 미국과 비슷하다고 판단,공격적 마케팅으로 유럽시장의 점유율을 한 단계 높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판단하고 있다고 현대차 관계자는 전했다. 한편 정 회장은 독일 뒤셀도르프의 한 호텔에서 독일 최대 철강회사인 티센크룹의 에크하르트 슐츠 전 회장(현 티센크룹 감사위원)을 만나 상호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