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5000억 자금조달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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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운송수익 담보로 ABS 발행 추진
환율·경기 불투명…이자비용 절감 포석
환율·경기 불투명…이자비용 절감 포석
대한항공이 하루 15억원에 달하는 이자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5000억원의 자산유동화증권(ABS)을 발행한다.
2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최근 5000억원 규모의 ABS를 발행하기 위해 증권사들에 투자제안서(RFP)를 배포하고 전날 입찰을 실시했다. 국내 여객운송사업을 통해 들어오는 미래 수익을 채권 형태로 쪼개 팔아 미리 현금을 확보하는 구조다.
ABS는 기초자산의 질에 따라 이자가 달라지기 때문에 이자비용 절감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이번 입찰에 참여한 증권사 채권인수팀 관계자는 "기초자산인 운송수익권의 질이 좋아 대한항공의 신용등급(A0)보다 두 단계 정도 높은 수준에서 조달금리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지난달 3년 만기 일반회사채를 연 4.55% 금리에 발행했다. 이번 ABS 발행을 통해 0.25%포인트 안팎의 비용을 아낄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대한항공의 ABS 발행은 최근 1년 사이에만 세 번째다. 올 4월에 200억엔(2550억원),지난해 11월에 400억엔(4380억원)을 각각 3년 만기로 발행했다. 대한항공은 대규모 항공기 도입 계획을 세워둔 상황에서 환율과 경기 전망이 불투명해지자 자금조달을 서두르고 있다.
과거에 비해 낮아진 장기금리도 채권 발행을 자극했다. 올 5월과 8월에는 5000억원과 6000억원의 일반회사채를 발행해 현금을 끌어왔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미리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회사채와 ABS를 발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최대 국적항공사인 대한항공은 6월 말 현재 11조8500억원 규모의 빚을 지고 있다. 이에 따른 이자는 2010년 한 해에만 5650억원에 달했다. 하루 15억원이 넘는 규모다.
이런 상황에서 늘어난 유류비용과 부진한 화물운송시장 탓에 올 2분기엔 375억원의 영업적자(단독 재무제표 기준)를 냈다. 2015년까지 연간 2조원 안팎의 항공기 도입 비용을 마련하는 상황에서 자금사정이 더욱 빡빡해진 탓이다.
구본욱 NICE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대한항공의 재무적 부담은 자산 규모와 비교할 때 과중한 수준"이라고 평가하고 "항공기 금융의 경우 항공기 도입 시점에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 본격적인 도입이 이뤄지는 올해부터 차입규모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의 부채비율은 2007년 244%에서 올 6월 말 585%로 상승했다.
반면 영업실적은 3분기 이후로 개선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신민석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신형기 도입에 따른 비용 증가 등으로 2분기 영업손익이 적자로 전환됐지만 3분기 이후에는 여객 성수기 효과로 안정적인 이익 창출이 가능할 것"이라며 "신형기 도입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면 실적 우려감도 점차 상쇄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
2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최근 5000억원 규모의 ABS를 발행하기 위해 증권사들에 투자제안서(RFP)를 배포하고 전날 입찰을 실시했다. 국내 여객운송사업을 통해 들어오는 미래 수익을 채권 형태로 쪼개 팔아 미리 현금을 확보하는 구조다.
ABS는 기초자산의 질에 따라 이자가 달라지기 때문에 이자비용 절감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이번 입찰에 참여한 증권사 채권인수팀 관계자는 "기초자산인 운송수익권의 질이 좋아 대한항공의 신용등급(A0)보다 두 단계 정도 높은 수준에서 조달금리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지난달 3년 만기 일반회사채를 연 4.55% 금리에 발행했다. 이번 ABS 발행을 통해 0.25%포인트 안팎의 비용을 아낄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대한항공의 ABS 발행은 최근 1년 사이에만 세 번째다. 올 4월에 200억엔(2550억원),지난해 11월에 400억엔(4380억원)을 각각 3년 만기로 발행했다. 대한항공은 대규모 항공기 도입 계획을 세워둔 상황에서 환율과 경기 전망이 불투명해지자 자금조달을 서두르고 있다.
과거에 비해 낮아진 장기금리도 채권 발행을 자극했다. 올 5월과 8월에는 5000억원과 6000억원의 일반회사채를 발행해 현금을 끌어왔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미리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회사채와 ABS를 발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최대 국적항공사인 대한항공은 6월 말 현재 11조8500억원 규모의 빚을 지고 있다. 이에 따른 이자는 2010년 한 해에만 5650억원에 달했다. 하루 15억원이 넘는 규모다.
이런 상황에서 늘어난 유류비용과 부진한 화물운송시장 탓에 올 2분기엔 375억원의 영업적자(단독 재무제표 기준)를 냈다. 2015년까지 연간 2조원 안팎의 항공기 도입 비용을 마련하는 상황에서 자금사정이 더욱 빡빡해진 탓이다.
구본욱 NICE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대한항공의 재무적 부담은 자산 규모와 비교할 때 과중한 수준"이라고 평가하고 "항공기 금융의 경우 항공기 도입 시점에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 본격적인 도입이 이뤄지는 올해부터 차입규모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의 부채비율은 2007년 244%에서 올 6월 말 585%로 상승했다.
반면 영업실적은 3분기 이후로 개선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신민석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신형기 도입에 따른 비용 증가 등으로 2분기 영업손익이 적자로 전환됐지만 3분기 이후에는 여객 성수기 효과로 안정적인 이익 창출이 가능할 것"이라며 "신형기 도입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면 실적 우려감도 점차 상쇄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