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코, 저축銀 PF사업장 100곳 정상화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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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PMC 설립, 건설·증권사 등 20곳 선발
주주社에만 개발권 부여키로 해 '낙점' 촉각
주주社에만 개발권 부여키로 해 '낙점' 촉각
서울 석촌동 24에는 2800㎡짜리 빈땅이 번화가 사이에 흉물스럽게 남아 있다. 공시지가 318억원짜리 땅이다. 한 저축은행이 부동산 호황기에 프로젝트 파이낸싱(PF) 형태로 지하 3층~지상 20층짜리 아파트 2개동을 지으려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쳐 유동성이 부족해지자 사업을 포기한 곳이다.
이 저축은행은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에 이 사업장을 넘겼다. 캠코는 이 땅을 조만간 설립할 프로젝트관리회사(PMC)를 통해 다시 개발할 방침이다.
◆부실 PF사업장 상당수 회생할 듯
캠코가 석촌동 24와 같이 저축은행들이 '더 이상 못 하겠다'며 캠코에 떠넘긴 부실 PF사업장 419곳(장부가 기준 7조6000억원어치) 중 사업성이 있는 것으로 판정된 100여곳을 정상화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캠코는 최근 서울 삼성동 아셈타워에서 건설사 · 자산관리회사 · 증권사 등 부동산 개발사업에 관계된 회사 50여곳의 실무자 200여명을 대상으로 저축은행 PF 정상화를 위해 설립할 PMC '레인트리(가칭)'에 대한 투자설명회를 개최했다.
캠코는 이 설명회에서 100여곳의 사업장을 정상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작년 6월까지 1~3차로 인수한 사업장 360곳 중에서 우선 30여곳을 추려냈다. 지난 6월 인수한 4차 사업장 116곳과 1~3차 사업장 중 우수한 곳을 추가로 찾아내면 총 100여곳에 이를 것이라고 캠코 관계자는 설명했다.
◆'레인트리' 주주사에만 개발권 배정
캠코가 PF사업장을 정상화하는 방안은 특이하다. 내달 중 설립될 예정인 '레인트리'사의 주주들에게만 캠코가 갖고 있는 PF 사업장 개발 우선권을 주기로 했기 때문이다. 캠코가 만드는 레인트리에 주주로 참여하지 못하면 100여곳의 PF 사업장 정상화 물량을 따내지 못한다는 얘기다.
레인트리는 스스로 돈을 버는 회사가 아니다. 캠코가 배정할 물량을 받으려는 주주들이 만드는 페이퍼컴퍼니다. 주주가 되려는 회사들은 1억원씩 자본금을 납입해야 한다. 캠코는 "원래는 10곳 정도를 선정하려 했는데 참여하려는 곳이 너무 많아 최대 20곳까지 참여사를 늘리기로 했다"고 했다.
주주가 되면 캠코 보유 PF사업장에 입찰할 권리를 갖는다. 낙찰 기준은 주주들이 써낸 가격과 사업장 지분매입 조건 등이다. 캠코 관계자는 "가격이 가장 우선하는 기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건설사가 낙찰받았다면 직접 시공할 수도 있고,증권사 등이 받았다면 별도로 시행 · 시공사를 선정할 수도 있다. 캠코는 이들에 지분을 넘긴 돈으로 채권을 회수하게 된다.
◆우량 건설사들 '촉각'
캠코가 '레인트리 주주로 입찰자격 제한'이라는 진입장벽을 만드는 이유에 대해 회사 측 관계자는 "저축은행 부실채권의 특성상 이해 관계자가 많아 일일이 공개경쟁 입찰을 할 경우 사업이 더뎌지고 정상화율이 낮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우량 건설사,유능한 증권사 몇 곳 등에 물량을 몰아주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얘기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사업물량을 확보하기 어려운 건설사 등은 레인트리의 주주가 되기 위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캠코는 23일까지 투자확약서를 제출받아 내달 중 회사를 설립할 예정이다.
캠코는 그간 부실사업장을 인수해 일정 기간 내에 재매각하는 역할을 주로 맡았다. PMC를 통해 대규모 개발사업을 진행하는 식의 사업모델을 적용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
이 저축은행은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에 이 사업장을 넘겼다. 캠코는 이 땅을 조만간 설립할 프로젝트관리회사(PMC)를 통해 다시 개발할 방침이다.
◆부실 PF사업장 상당수 회생할 듯
캠코가 석촌동 24와 같이 저축은행들이 '더 이상 못 하겠다'며 캠코에 떠넘긴 부실 PF사업장 419곳(장부가 기준 7조6000억원어치) 중 사업성이 있는 것으로 판정된 100여곳을 정상화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캠코는 최근 서울 삼성동 아셈타워에서 건설사 · 자산관리회사 · 증권사 등 부동산 개발사업에 관계된 회사 50여곳의 실무자 200여명을 대상으로 저축은행 PF 정상화를 위해 설립할 PMC '레인트리(가칭)'에 대한 투자설명회를 개최했다.
캠코는 이 설명회에서 100여곳의 사업장을 정상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작년 6월까지 1~3차로 인수한 사업장 360곳 중에서 우선 30여곳을 추려냈다. 지난 6월 인수한 4차 사업장 116곳과 1~3차 사업장 중 우수한 곳을 추가로 찾아내면 총 100여곳에 이를 것이라고 캠코 관계자는 설명했다.
◆'레인트리' 주주사에만 개발권 배정
캠코가 PF사업장을 정상화하는 방안은 특이하다. 내달 중 설립될 예정인 '레인트리'사의 주주들에게만 캠코가 갖고 있는 PF 사업장 개발 우선권을 주기로 했기 때문이다. 캠코가 만드는 레인트리에 주주로 참여하지 못하면 100여곳의 PF 사업장 정상화 물량을 따내지 못한다는 얘기다.
레인트리는 스스로 돈을 버는 회사가 아니다. 캠코가 배정할 물량을 받으려는 주주들이 만드는 페이퍼컴퍼니다. 주주가 되려는 회사들은 1억원씩 자본금을 납입해야 한다. 캠코는 "원래는 10곳 정도를 선정하려 했는데 참여하려는 곳이 너무 많아 최대 20곳까지 참여사를 늘리기로 했다"고 했다.
주주가 되면 캠코 보유 PF사업장에 입찰할 권리를 갖는다. 낙찰 기준은 주주들이 써낸 가격과 사업장 지분매입 조건 등이다. 캠코 관계자는 "가격이 가장 우선하는 기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건설사가 낙찰받았다면 직접 시공할 수도 있고,증권사 등이 받았다면 별도로 시행 · 시공사를 선정할 수도 있다. 캠코는 이들에 지분을 넘긴 돈으로 채권을 회수하게 된다.
◆우량 건설사들 '촉각'
캠코가 '레인트리 주주로 입찰자격 제한'이라는 진입장벽을 만드는 이유에 대해 회사 측 관계자는 "저축은행 부실채권의 특성상 이해 관계자가 많아 일일이 공개경쟁 입찰을 할 경우 사업이 더뎌지고 정상화율이 낮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우량 건설사,유능한 증권사 몇 곳 등에 물량을 몰아주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얘기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사업물량을 확보하기 어려운 건설사 등은 레인트리의 주주가 되기 위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캠코는 23일까지 투자확약서를 제출받아 내달 중 회사를 설립할 예정이다.
캠코는 그간 부실사업장을 인수해 일정 기간 내에 재매각하는 역할을 주로 맡았다. PMC를 통해 대규모 개발사업을 진행하는 식의 사업모델을 적용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