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20나노급 D램 양산을 시작했다. 올해 20나노 낸드플래시 양산에 이어 내년 10나노급 낸드플래시를 양산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이로써 삼성전자는 해외 경쟁업체들과의 기술 격차를 1년 이상 벌리며 세계 메모리반도체 업계 선두자리를 확고히 굳히게 됐다.

삼성전자는 22일 경기도 화성 반도체사업장에서 '메모리 16라인 가동식 및 20나노 D램 · 낸드 플래시 양산' 가동식을 가졌다. 이건희 삼성 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권오현 DS사업총괄 사장 등 삼성 경영진과 일본 소니의 나카가와 유타카 부회장 등 글로벌 IT업계 관계자 500여명이 참석했다.

16라인 가동에 맞춰 삼성전자는 13 · 15라인에서 20나노 D램을 이날부터 본격 양산하기 시작했다. 일본 엘피다메모리가 지난 7월부터 20나노급 D램을 양산한다는 계획을 내놨지만 실제로는 샘플 생산 수준이란 점을 감안하면,글로벌 반도체 업체 중에서 가장 먼저 20나노급 양산체제를 갖춘 셈이다.

20나노급 2Gb(기가비트) D램은 회로 선폭을 머리카락 굵기의 4000분의 1에 해당할 정도로 가늘게 만들 수 있는 기술이다. 회로선폭을 가늘게 만들기 때문에 같은 크기의 웨이퍼 한 장당 칩 생산량을 더 늘릴 수 있다. 회사 관계자는 "작년 7월에 나온 30나노급 D램에 비해 생산성을 50% 정도 높이고 소비 전력은 40% 이상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올 연말께 20나노급 4Gb DDR3 D램 제품을 내놓은 뒤 내년부터 4GB · 8GB · 16GB · 32GB 등 다양한 제품군을 순차적으로 양산할 계획이다.

20나노 D램을 첫 양산하면서 삼성전자와 경쟁업체들과의 기술 격차도 더 크게 벌어질 전망이다. D램 업계 2위인 하이닉스는 올 연말께 20나노급 D램 개발을 완료한 뒤 내년 초부터 양산에 들어간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