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m 줄 섰는데 "옆 은행서 새 번호표 뽑으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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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銀 가지급금 첫날 혼란
신청 몰려 예보 전산망 '다운'…검찰, 영업정지 7곳 우선 수사
신청 몰려 예보 전산망 '다운'…검찰, 영업정지 7곳 우선 수사
"경영 관리인들이 확성기로 안내만 한 번 해줬어도 이렇게 긴 줄에서 기다릴 필요가 없었는데 너무 한 거 아닙니까. 단순히 가지급금만 받으면 되는 사람들은 인근 은행 지점으로 가라고 계속 알려줘야죠."
가지급금 지급 첫날인 22일.이른 아침부터 번호표를 받기 위해 경기 성남시 신흥3동 토마토저축은행 본점에서 줄을 서서 기다린 김모씨는 경영 관리인들이 가지급금 관련 업무를 제대로 하지 못한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가지급금만 받으면 됐던 김씨는 300m가 넘는 줄을 선 끝에 다음달 1일 돈을 찾을 수 있는 번호표를 받았다. 하지만 자신보다 훨씬 늦게 온 사람들은 근처 기업은행에서 9월24일에 가지급금을 찾는 번호표를 받았다. 김씨는 "줄을 서고 있는 사람들에게 제대로 안내방송만 했어도 이런 일은 없었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예보 시스템 마비로 혼란 커져
가지급금과 관련한 예금자들의 혼란은 이뿐만이 아니다. 토마토저축은행 본점을 찾은 예금자들은 해당 지역에서 가장 가까운 영업점을 찾지 않고 의정부와 서울에서도 왔다. 홍보 부족 때문이었다. 의정부에서 왔다는 박모씨는 "본점으로 와야 하는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일산 영업점을 가도 됐다"며 "인터넷으로 예금을 찾지도 못하고 불안감만 높아진 사람에게 좀 더 배려를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예금보험공사 관계자는 "가지급금 지급 대상자가 50만명이나 되다 보니 완벽한 서비스에 어려운 점이 있다"고 말했다.
예보의 시스템이 마비되면서 인터넷으로 돈을 찾으려는 예금자들이 큰 불편을 겪었고 가지급금 지급을 대행하는 은행들도 고객들의 요구에 응하지 못했다. 예보는 인터넷 사이트(http://dinf.kdic.or.kr)를 통해서도 가지급금을 받을 수 있도록 공지했다. 하지만 오전 9시부터 신청자들이 폭주한 데다 예보와 농협을 연결하는 시스템이 마비되면서 한때 가지급금 지급 업무가 중단됐다. 우리은행은 32개 지점 전담 창구의 자체 전산망은 문제가 없었으나 예보 시스템 마비로 오전 중에 가지급금 지급이 이뤄지지 않았다. 국민은행도 예보의 서버 장애로 마찬가지 어려움을 겪었다.
◆일단 영업정지 7개 저축은행만 수사
저축은행 비리 합동수사단은 금융감독원이 검찰에 고발했더라도 수사는 7개 영업정지 저축은행 관련 비리를 우선 진행할 것이라고 이날 밝혔다.
이금로 대검찰청 수사기획관은 저축은행 비리 합동수사단 출범과 관련해 "부실이 있어도 영업정지되지 않은 저축은행에 대해서는 아직 수사 계획이 없다"며 "이번 수사는 서민의 억울함을 달래고 국민에게 도움을 주기 위한 목적이기 때문에 대규모 예금 인출(뱅크런) 같은 혼란이 생기지 않도록 최대한 신중하게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합동수사단은 지난 18일 영업정지된 토마토,제일1 · 2,프라임,에이스,대영,파랑새 등 7개 저축은행 관련 비리와 삼화저축은행 등의 중요 사건으로 수사 대상을 정했다.
한편 부산저축은행 피해자모임인 비상대책위원회가 4개월여 만에 본점 점거농성을 일부 해제하고 예금보험공사의 자산실사를 허용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이르면 내달 예금보장한도(5000만원)에서 예금 지급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종서/김병일 기자 cosmos@hankyung.com
가지급금 지급 첫날인 22일.이른 아침부터 번호표를 받기 위해 경기 성남시 신흥3동 토마토저축은행 본점에서 줄을 서서 기다린 김모씨는 경영 관리인들이 가지급금 관련 업무를 제대로 하지 못한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가지급금만 받으면 됐던 김씨는 300m가 넘는 줄을 선 끝에 다음달 1일 돈을 찾을 수 있는 번호표를 받았다. 하지만 자신보다 훨씬 늦게 온 사람들은 근처 기업은행에서 9월24일에 가지급금을 찾는 번호표를 받았다. 김씨는 "줄을 서고 있는 사람들에게 제대로 안내방송만 했어도 이런 일은 없었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예보 시스템 마비로 혼란 커져
가지급금과 관련한 예금자들의 혼란은 이뿐만이 아니다. 토마토저축은행 본점을 찾은 예금자들은 해당 지역에서 가장 가까운 영업점을 찾지 않고 의정부와 서울에서도 왔다. 홍보 부족 때문이었다. 의정부에서 왔다는 박모씨는 "본점으로 와야 하는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일산 영업점을 가도 됐다"며 "인터넷으로 예금을 찾지도 못하고 불안감만 높아진 사람에게 좀 더 배려를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예금보험공사 관계자는 "가지급금 지급 대상자가 50만명이나 되다 보니 완벽한 서비스에 어려운 점이 있다"고 말했다.
예보의 시스템이 마비되면서 인터넷으로 돈을 찾으려는 예금자들이 큰 불편을 겪었고 가지급금 지급을 대행하는 은행들도 고객들의 요구에 응하지 못했다. 예보는 인터넷 사이트(http://dinf.kdic.or.kr)를 통해서도 가지급금을 받을 수 있도록 공지했다. 하지만 오전 9시부터 신청자들이 폭주한 데다 예보와 농협을 연결하는 시스템이 마비되면서 한때 가지급금 지급 업무가 중단됐다. 우리은행은 32개 지점 전담 창구의 자체 전산망은 문제가 없었으나 예보 시스템 마비로 오전 중에 가지급금 지급이 이뤄지지 않았다. 국민은행도 예보의 서버 장애로 마찬가지 어려움을 겪었다.
◆일단 영업정지 7개 저축은행만 수사
저축은행 비리 합동수사단은 금융감독원이 검찰에 고발했더라도 수사는 7개 영업정지 저축은행 관련 비리를 우선 진행할 것이라고 이날 밝혔다.
이금로 대검찰청 수사기획관은 저축은행 비리 합동수사단 출범과 관련해 "부실이 있어도 영업정지되지 않은 저축은행에 대해서는 아직 수사 계획이 없다"며 "이번 수사는 서민의 억울함을 달래고 국민에게 도움을 주기 위한 목적이기 때문에 대규모 예금 인출(뱅크런) 같은 혼란이 생기지 않도록 최대한 신중하게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합동수사단은 지난 18일 영업정지된 토마토,제일1 · 2,프라임,에이스,대영,파랑새 등 7개 저축은행 관련 비리와 삼화저축은행 등의 중요 사건으로 수사 대상을 정했다.
한편 부산저축은행 피해자모임인 비상대책위원회가 4개월여 만에 본점 점거농성을 일부 해제하고 예금보험공사의 자산실사를 허용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이르면 내달 예금보장한도(5000만원)에서 예금 지급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종서/김병일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