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증시, 세계 경기침체 우려로 급락…다우 3.51%↓
뉴욕증시가 세계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로 3% 이상 급락했다.

22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391.01포인트(3.51%) 하락한 10733.83에서 거래를 마쳤다. 다우지수는 이틀 연속 폭락하면서 연중 최저점을 경신했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는 37.20포인트(3.19%) 떨어진 1129.56을 기록했으며, 나스닥 종합지수는 82.52포인트(3.25%) 떨어진 2455.67을 나타냈다.

미국 경기회복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과 '오퍼레이션 트위스트'에 대한 실망감, 중국과 유럽의 부진한 경제지표까지 겹치면서 투자심리가 급속도로 악화됐다. 전날 미 연방준비제도(Fed)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성명문을 통해 "경기 하강 위험이 크다"고 밝혔다.

DME증권의 앨런 발데스 뉴욕거래소 담당책임자는 "투자자들은 말그대로 팔 수 있는 모든 것을 팔고 있다"며 "매매자들의 우려는 앞으로도 상황이 개선되지 않을 것이라는 인식 때문이다. 금, 구리 등 전부를 팔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날 HSBC는 9월 중국의 제조업관리자지수(PMI)가 지난달 수정치인 49.9보다 떨어진 49.4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유럽의 경기지표도 부진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국)의 9월 서비스업 구매자관리지수(PMI)는 기준치인 50을 밑도는 49.1을 기록했다. 이 지수가 기준치 밑으로 내려간 것은 지난 2009년 8월 이후 2년 1개월 만이다.

미국의 고용지표 역시 예상보다 부진했다. 미 노동부는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신청건수가 42만3000건으로 전주보다 9000건 줄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시장 예상치인 42만건을 웃돌면서 투자자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줬다.

UBS 웰스매니지먼트 아메리카스의 마이크 리안 수석 투자전략가는 "현재 시장의 화두는 세계 성장률 둔화"라며 "재정 문제에 대한 압박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정책결정자들이 실물 경제 안정화를 위해 실현 가능한 옵션은 많지 않다"고 말했다.

또 미국과 이탈리아 은행들의 신용등급 강등에 이어 프랑스 최대은행인 BNP 파리바에 거액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뱅크런'(대규모 예금인출)이 발생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진 것도 악재로 작용했다.

전날 국제 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미국 최대 은행인 뱅크오브아메리카(BoA)와 씨티그룹, 웰스파고 등 미국 3대 대형 은행의 신용등급을, 다른 신용평가사인 S&P는 메디오방카 등 이탈리아 은행 7곳의 신용 등급을 하향 조정했다.

은행주는 연이은 악재에 큰 폭으로 떨어졌다. 골드만삭스와 JP모간체이스는 각각 4%, 3.7% 하락했고 BOA와 씨티그룹은 4.8%, 6.1% 급락했다.

소재와 에너지관련주도 부진했다. 광산개발업체인 배릭은 8.55% 급락했으며 골드코프도 7% 하락했다.

물류배송업체 페덱스는 올해 실적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 탓에 8.2%나 빠졌다. 비행기 부품 제조사인 굿리치는 유나이티드 테크놀러지스에 인수된다는 소식에 주가가 10% 이상 급등한 반면 유나이티드 테크놀러지스는 8%대 하락세를 기록했다.

국제유가는 6주만에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5.41달러(6.3%) 내린 배럴당 80.5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