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속보]용산구 주민 수십만명의 개인 정보가 담긴 외장하드가 사라져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서울 용산경찰서는 이모 씨(54) 등 두 명이 용산구청 지하 3층 문서고에서 호적등본(현 가족관계등록부)을 전산화하던 중 43만명의 호적등본 파일이 저장된 외장 하드를 분실했다고 23일 밝혔다.이 씨 등은 호적등본 전산화 작업을 맡은 외주업체 직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과 구청 관계자에 따르면 외장하드는 지난 21일 오전 12시 40분부터 오후 4시 사이에 분실됐으며 외장하드에는 1962년과 2000년에 접수된 각각 19만명과 24만명, 총 43만여명의 호적등본 정보가 담겨있다.호적 등본에는 주민의 이름과 주민번호,본적,가족사항 등이 들어있어 이 정보가 유출될 경우 다양한 범죄에 악용될 소지가 있다고 경찰 관계자는 말했다.

일각에서는 용산구청측이 구민의 정보를 보관,관리하는 데 있어 소홀했다는 지적이 나온다.용산구청 지하 3층 문서고는 외부인 출입이 엄격히 통제된 곳이다.원칙적으로 호적등본 전산화 작업이 이뤄질 때에는 문 앞에서 외부인 침입을 막는 경비가 있어야 했지만 외장하드 분실 당시 이곳을 지키고 있는 사람은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경찰 관계자는 “통제구역을 지키던 사람이 있었으면 정보가 외부에 유출되는 것은 가능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경찰은 용산구청 지하에 누군가 침입해 의도적으로 외장 하드를 훔친 것인지 외주업체 직원들이 실수로 잃어버린 것인지 정확한 경위를 수사 중이다.사라진 외장하드에는 주민번호와 주소 등 중요한 정보가 담겼기 때문에 외주업체 직원들이 작업하는 시간을 알고 누군가 침입해 훔쳐갔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수사를 집중하고 있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