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시작과 함께 부쩍 커진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좀처럼 작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연초 이후 8월 이전까지만 해도 0.8%에 불과했던 주식시장의 하루 평균 변동폭이 8월부터 지난 16일까지는 2.2%로 급상승했다. 8월 이후에는 국내 주식시장이 하루에도 2%가량은 쉽사리 오르내리고 있다는 얘기다.

변동성이 커지면서 주식시장을 바라보는 불안심리가 퍼지고 있지만,펀드 투자자들은 연일 주식형 펀드에 돈을 집어넣고 있다. 2009년 이후 올해 초까지 2년 넘게 투자자들이 자금을 빼나가면서 줄어들기만 하던 주식형 펀드 설정액이 지난 5월 이후 4개월 연속 순증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근 증시 조정으로 기업이익 대비 주가 수준이 매우 매력적인 상황인 점을 고려하면 위험을 감내하면서 수익을 추구하는 전략도 타당해 보인다. 하지만 위험을 너무 일방적으로 지고 가면 문제가 생긴다.

이런 점에서 최근의 펀드 유형별 자금 흐름을 보면 다소 아쉬운 점이 있는 게 사실이다. 국내 주식형 펀드로 연일 대규모 자금이 들어오고 있는 반면 변동성이 높아진 국면에서 포트폴리오 위험을 유용하게 관리할 수 있는 채권형 펀드 설정액은 오히려 연일 줄어들고 있다.

글로벌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안전자산에 대한 관심은 높아졌지만 채권가격이 급등했던 지난 8월 채권형 펀드에서는 오히려 1조4000억원 이상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9월에도 계속해서 자금이 유출되고 있다. 투자자들의 위험관리가 아쉬운 대목이다.

반면 펀드를 운용하는 자산운용사들은 안정적인 자금 운용에 나서고 있다. 연초 93.3%를 나타냈던 국내 주식형 펀드의 평균 주식 보유 비중이 최근에는 90.4%까지 하락해 운용사들이 주식 비중을 크게 줄였음을 알 수 있다. 돈을 맡기는 사람과 돈을 운용하는 사람 사이에 현 시장을 바라보는 인식 차이가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셈이다.

지금은 주식형 펀드 비중 확대를 통한 수익 확대 전략을 실행할 수 있는 적기일 수도 있다. 다만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진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고려해 위험을 관리하는 전략 또한 병행할 필요가 있다.

김정환 우리투자증권 자산관리컨설팅부장 kjho615@wooriw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