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 칼럼] 롱퍼터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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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장에서 아내와 애인을 구별하는 법이란 유머가 있다. 아내가 뒤땅을 치면 머리가 나쁘다고 구박하고 애인에게는 잔디가 나쁘다고 격려한다. 그늘집에서 아내가 목마르다고 하면 냉수나 마시라 하지만 애인에게는 생과일 주스를 갖다 준다. 아내 공이 벙커에 빠지면 왜 하필 거기로 치냐고 핀잔을 주는 반면 애인에겐 벙커가 너무 많다고 위로한다. 애인에겐 2m짜리 퍼팅도 '기브'를 주고 아내에겐 1m짜리도 끝까지 넣어보라고 우긴다….
누구와 함께 라운드를 하든 가장 많이 쓰는 클럽은 퍼터다. 홀당 두 번씩 사용한다 해도 36번이나 된다. 그런데도 아마추어는 드라이버나 아이언은 요모조모 따져 보지만 퍼터는 '아무거나' 쓰는 경우가 많다. 반면 프로들은 신중하게 선택하고,연습도 많이 하는 게 보통이다.
미 PGA투어에서 롱퍼터가 유행이라고 한다. 작년 플레이오프 1차전 바클레이즈대회에서 롱퍼터를 사용한 선수는 6명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20명으로 늘었다. 현재 열리고 있는 투어챔피언십에 출전한 톱랭커 30명 중에도 필 미켈슨,애덤 스콧,웹 심슨 등 6~7명이 롱퍼터를 쓰고 있다. 일반 퍼터의 길이는 33~35인치인데 반해 롱 퍼터는 40인치 이상이다. 그 중에도 40~41인치는 밸리 퍼터(belly putter),46~50인치는 브룸스틱 퍼터(broomstick putter)로 부른다. 밸리 퍼터는 샤프트 끝을 배꼽에 대고 퍼팅을 하고,브룸스틱 퍼터는 가슴이나 턱에 대는 게 다르다.
성공확률은 어떨까. 이론적으론 롱퍼터가 더 정확하다. 이유는 두 가지다. 손목 움직임이 제한되기 때문에 임팩트 순간 헤드가 비틀어질 확률이 줄어든다는 게 하나다. 다른 하나는 라이 각(클럽의 샤프트가 지면과 이루는 각도)의 차이다. 일반 퍼터의 라이 각은 70~72도지만 밸리 퍼터는 73~74도,브룸스틱 퍼터는 74~76도쯤 된다. 라이 각이 수직에 가까울수록 퍼터 헤드의 앞뒤 움직임이 직선에 가까워지는 만큼 공의 방향성이 좋아진다는 얘기다. 영국이나 미국골프협회 규칙엔 18인치보다 짧은 퍼터를 쓸 수 없다고만 돼 있을 뿐 롱퍼터에 대한 제한은 없다.
실력보다는 장비에 더 의존한다는 이유에서 반론도 나온다. 그러나 공을 홀에 잘 넣을 수 있으면 그만이라는 긍정론이 대세다. 잇단 3퍼팅으로 가슴에 멍이 들곤 하는 골퍼들은 교체를 고려해 볼 만도 하겠다. 물론 피나는 연습이 먼저겠지만.
이정환 논설위원 jhlee@hankyung.com
누구와 함께 라운드를 하든 가장 많이 쓰는 클럽은 퍼터다. 홀당 두 번씩 사용한다 해도 36번이나 된다. 그런데도 아마추어는 드라이버나 아이언은 요모조모 따져 보지만 퍼터는 '아무거나' 쓰는 경우가 많다. 반면 프로들은 신중하게 선택하고,연습도 많이 하는 게 보통이다.
미 PGA투어에서 롱퍼터가 유행이라고 한다. 작년 플레이오프 1차전 바클레이즈대회에서 롱퍼터를 사용한 선수는 6명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20명으로 늘었다. 현재 열리고 있는 투어챔피언십에 출전한 톱랭커 30명 중에도 필 미켈슨,애덤 스콧,웹 심슨 등 6~7명이 롱퍼터를 쓰고 있다. 일반 퍼터의 길이는 33~35인치인데 반해 롱 퍼터는 40인치 이상이다. 그 중에도 40~41인치는 밸리 퍼터(belly putter),46~50인치는 브룸스틱 퍼터(broomstick putter)로 부른다. 밸리 퍼터는 샤프트 끝을 배꼽에 대고 퍼팅을 하고,브룸스틱 퍼터는 가슴이나 턱에 대는 게 다르다.
성공확률은 어떨까. 이론적으론 롱퍼터가 더 정확하다. 이유는 두 가지다. 손목 움직임이 제한되기 때문에 임팩트 순간 헤드가 비틀어질 확률이 줄어든다는 게 하나다. 다른 하나는 라이 각(클럽의 샤프트가 지면과 이루는 각도)의 차이다. 일반 퍼터의 라이 각은 70~72도지만 밸리 퍼터는 73~74도,브룸스틱 퍼터는 74~76도쯤 된다. 라이 각이 수직에 가까울수록 퍼터 헤드의 앞뒤 움직임이 직선에 가까워지는 만큼 공의 방향성이 좋아진다는 얘기다. 영국이나 미국골프협회 규칙엔 18인치보다 짧은 퍼터를 쓸 수 없다고만 돼 있을 뿐 롱퍼터에 대한 제한은 없다.
실력보다는 장비에 더 의존한다는 이유에서 반론도 나온다. 그러나 공을 홀에 잘 넣을 수 있으면 그만이라는 긍정론이 대세다. 잇단 3퍼팅으로 가슴에 멍이 들곤 하는 골퍼들은 교체를 고려해 볼 만도 하겠다. 물론 피나는 연습이 먼저겠지만.
이정환 논설위원 jh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