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네스 아서스 데이 축제' 현장 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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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속보]“10,9,8,…,3,2,1.‘투 아서’(To Arthur)!”
22일(현지시간) 아일랜드 더블린에 있는 기네스 ‘세인트 제임스’ 양조장내 한 건물인 ‘홉 스토어(hop store) 13’.평상시에 창고로 쓰이는 이 건물은 이날 세계 판매 1위 흑맥주인 기네스의 탄생을 기념하는 ‘아서스 데이’를 맞아 ‘스탠딩 공연장’으로 변신했다.건배 시간인 ‘17시59분’이 다가오자 건물안을 가득 메운 1000여명의 흥분과 기대는 점점 고조됐다.무대 사회자가 “세계 각지에서 모두 함께 건배를 할 것”이라고 말하면서 카운트 다운이 시작됐고 정확히 17시59분이 되자 모두 손에 들고 있던 기네스 맥주잔을 높이 올리며 ‘투 아서’(To Arthur)를 외쳤다.이어 본격적인 밴드 공연이 시작되며 파티는 더욱 무르익어 갔다.
건배사인 ‘투 아서’(To Arthur)는 기네스 창립자인 아서 기네스(Arthur Guiness)를 추모하는 뜻이다.쇼가 ‘17시59분’에 시작되는 것은 아서 기네스가 아일랜드 정부와 ‘세인트 제임스’ 양조장 부지 장기 임대 계약을 맺고 기네스를 만들기 시작한 해인 1759년을 기념하는 의미다.행사장을 찾은 미카 체임벌린 씨(27)는 “이 축제는 아일랜드 최초로 노동자의 권익을 인정한 기네스의 뜻을 기리고 감사하는 자리여서 함께 즐기러 왔다”고 말했다.
행사는 ‘홉 스토어(hop store) 13’을 메인무대로 삼아 더블린 시내 야외 광장과 공연장,선술집인 펍과 바 등 곳곳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열렸다.마크 맥거번 기네스 미디어 담당 매니저는 “더블린뿐 아니라 코크 라임락 벨베스트 등 4개 아일랜드 도시에서도 동시에 열리고 이탈리아 독일 프랑스 스페인 말레이시아 홍콩 일본 싱가포르 등 47개국에서 ‘건배 릴레이’가 이어지는 행사”라고 소개했다.
기네스는 아일랜드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국민 맥주’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아일랜드 왕실을 상징하는 ‘켈틱 하프’ 문양을 로고로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받은 유일한 곳이다.기네스 글로벌 홍보대사인 퍼겔 머레이 씨는 “기네스는 아일랜드의 문화 아이콘”이라며 “250여년간 아일랜드인들의 기쁨과 슬픔을 함께 한 술”이라고 설명했다.
기네스는 창립자 가문에서 대대로 운영하다가 1997년 그랜드메트로폴리탄사와 합병해 탄생한 영국 주류회사 디아지오의 자회사로 편입됐지만,아일랜드인들의 애정은 여전히 각별하다는 평가다.이는 2009년 기네스 탄생 250주년을 기념해 시작된 ‘아서스 데이’가 아일랜드인들의 호응을 받으며 매년 행사 규모가 커지고 있는 데서도 드러난다.머레이 씨는 “기네스 팬들뿐 아니라 사회에 보답하는 차원에서 행사 관련 비용은 기네스에서 전액 부담하고 공연장 입장료 등 수익금은 기네스 펀드에 전액 기부돼 사회 공헌 활동에 사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더블린(아일랜드)=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