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시에서 하루 매출 200만원의 대박 해물칼국수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한 점주는 '제대로 된 식재료 관리'에 온몸을 바친다. 그에게 식재료 관리는 기본이고 원칙이다. 식재료 납품업체가 싱싱하지 않은 재료를 공급하면 그는 그 자리에서 식재료를 버린다. 대신 납품업체에 공급단가를 깎지 않고 철저한 품질을 요구한다. 이런 결과들이 쌓여 이제는 납품업체도 자발적으로 주변 사람들에게 그 매장을 홍보하고 추천하고 있다.
반대의 사례도 있다. 얼마 전 분당의 한 칼국수집으로 식사를 하러 갔다. 국물에 첨가돼 나온 식재료가 상해 있었다. 직원을 불러 직접 시식을 권하니 직원이 "글쎄요. 맛이 좀 이상하네요"하고 스스로 입맛을 다시며 얼굴을 찌푸렸다. 본인이 찌푸릴 정도의 음식을 손님에게 내놓은 것이다. 물론 실수였겠지만 손님들이 그 식당을 다시 가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자주 방문하는 한 건물의 로비에는 커피숍이 두 곳 있다. 나란히 붙어 있어 서로 경쟁관계에 있는 두 점포는 비슷한 영업 성과를 내고 있었다. 그러던 중 한 점포의 직원이 퇴직하면서 인터넷에 글을 올렸다. 그 점포에서 근무하면서 겪은 것을 적었는데,불량한 재료를 사용하고 또 1회용품 재사용과 같은 부실한 위생 상태를 공개한 것이다. 이 글은 순식간에 해당 커피숍이 입점한 건물의 사내 게시판에 올라갔고,그 글을 읽은 직원들의 점포에 대한 불매 운동으로 이어졌다. 한 직원의 부끄러운 고백을 통해서 오랫동안 숨겨왔던 점포의 실상이 알려진 것이다. 그 점포는 기본과 원칙을 소홀히 한 비싼 대가를 치른 셈이다.
허건 <행복한가게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