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학기술부와 대학구조개혁위원회가 23일 구조개혁 대상 국립대 5곳의 명단을 공개하자 해당 대학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강원대는 평가 방식에 이의를 제기했다. 강원대는 2006년 산업대였던 삼척대와 통합,삼척캠퍼스를 세웠다. 춘천캠퍼스의 재학생 충원율은 110.1%로 국립대 가운데 중위권이지만 삼척캠퍼스는 89.6%로 최하위권이다. 강원대 측은 "두 캠퍼스의 수치를 합산하면서 충원율이 내려갔다"며 "산업대였던 삼척캠퍼스가 4년제로 전환된 뒤 아직 자리를 잡지 못한 상태라는 점을 감안하면 가혹한 처사"라고 주장했다.

강릉원주대는 "지방 소도시에 있는 학교가 불리할 수밖에 없다"며 반발했다. 이 대학 관계자는 "8개 평가지표 중 재학생 충원율과 취업률이 50%를 차지한다"며 "수도권 집중화가 가속되는 상황에서 지방 소도시의 대학들은 태생적으로 불리하다"고 말했다.

충북대는 평가 결과에 불만을 표출하면서 '후폭풍'을 우려했다. 학교 관계자는 "평가에서 낮은 점수를 받은 취업률과 학생 충원율의 경우 일부 대학들이 편법을 동원해 지표를 끌어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부산교대는 교과부가 추진 중인 총장직선제 폐지 정책에 참여하지 않아 불이익을 받았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전국 10개 교대 중 8개 교대는 전날 총장 직선제 개선 방침을 밝혔지만 부산교대와 광주교대만 빠졌었다. 부산교대 측은 "총장 간선제를 수용하면 평가점수 15%를 인센티브로 준다"며 "총장 직선제를 폐지하기 위한 교과부의 횡포"라고 주장했다.

군산대도 평가지표를 문제 삼았다. 대학 측은 "전북의 열악한 산업구조 등 학교 특성이 고려됐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전국 국 · 공립대학교수연합회(회장 김형기 경북대교수)는 이날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근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총장직선제 폐지 등 국립대 선진화 방안과 대학 구조조정 계획 폐기를 요구했다. 이들은 "법률이 보장하는 총장직선제 시행 대학에 대해 교과부가 벌칙을 가하는 것은 위헌적 발상"이라고 주장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