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비리 합동수사단(단장 권익환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금융조세조사1부장)이 23일 영업정지 7개 저축은행을 동시에 압수수색했다.

합동수사단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토마토 · 제일 · 제일2 · 프라임 · 에이스 · 대영 · 파랑새 저축은행 본점과 임원 및 대주주 주거지 10여곳에서 각종 회계장부와 전표,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했다.

권익환 단장은 "부실 대출이 문제이니 만큼 주로 여신과 관련한 서류를 압수했다"며 "이날 체포한 사건 관련자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윤상일 대영저축은행 홍보팀장은 "고객에게 가지급금을 지급하는 후문 창구가 그대로 영업 중인 가운데 다른 층에서 압수수색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합동수사단은 압수한 자료를 검토한 뒤 불법 대출 혐의가 있는 은행 경영진 등 관련자들을 차례로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합동수사단은 이들 은행 주요 경영진과 대주주 중 일부에 대해 법무부를 통해 이미 출국금지 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압수수색 과정에서 정구행 제일2저축은행장(50)이 투신 자살했다. 정 행장은 이날 낮 12시5분께 서울 창신동 제일2저축은행 본점 앞길에 엎드린 채 숨져 있다 순찰 중이던 경찰관에게 발견됐다.

경찰 조사 결과 정 행장은 행장실이 있는 3층이 아닌 옥상에서 투신한 것으로 확인됐다. 회사 임원에게 "뒷일을 부탁한다"고 쓴 자필 메모를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합동수사단은 검찰과 금융감독원,경찰청,국세청,예금보험공사 등 5개 기관이 지난 22일 구성했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부와 특수부 인력 10명을 비롯해 수사관,유관기관 관계자 등 총 80명으로 꾸렸다.

임도원/김우섭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