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속보]애플과 삼성전자의 ‘특허 전쟁’에서 아이폰의 ‘밀어서 잠금해제 기능’이 과거에 제품화됐는지 여부를 두고 공방이 벌어졌다．밀어서 잠금해제 기능은 스마트폰 화면을 화살표를 따라 손가락으로 밀면 잠금이 해제되는 기능이다．

23일 서울중앙지법 민사11부(부장판사 강영수) 심리로 열린 특허권침해금지 등 청구소송 특별기일에서 삼성전자 측은 “2004년 스웨덴 회사 네오노드에서 출시된 핸드폰에 밀어서 잠금해제 기능이 탑재돼 있었다”고 주장하며 동영상과 매뉴얼을 제시했다．삼성전자가 이날 프레젠테이션에서 제시한 동영상 속 스웨덴 핸드폰 터치스크린에는 밀어서 잠금해제를 할 수 있도록 화살표가 있었고,매뉴얼에도 ‘오른쪽으로 밀면 잠금이 해제된다’는 설명이 있었다．삼성전자는 또 1992년 미국에서 열린 한 회의에서 밀어서 잠금해제 기능이 소개됐다고도 주장했다．

하지만 애플 측은 “스웨덴 핸드폰 터치스크린에 화살표가 없다”며 “해당 핸드폰이 실제로 공개됐는지 여부가 불확실하다”고 반박했다．애플은 삼성전자가 준비한 동영상 속 핸드폰의 날짜는 2005년으로 설정돼 있는 반면 유튜브에 올라간 날짜는 2006년이라는 점을 들며 “신속함이 특징인 유튜브에 1년 반 전 영상을 올릴 이유가 없다”며 “동영상을 올린 네티즌 아이디도 해당 핸드폰 회사와 동일하다”고 지적하며 실제로 실용화됐는지 확신할 수 없다고 반론했다．

이날 특별기일에서 양측은 밀어서 잠금해제 기능을 포함한 특허 2건을 놓고 공방을 펼쳤다．애플 측은 “잠금해제 기능이 실제로 제품에 구현된 사례는 아이폰이 처음이고,삼성전자는 지엽말단적인 부분을 지적하고 있다”고 공격했다．삼성전자는 “프로그램에 관한 추상적 아이디어에 특허를 부여하면 안 되며,애플 특허와 유사한 선행기술이 많다”고 주장했다．다음 재판은 11월 25일 열리며 다른 특허 2종에 대한 논박이 있을 예정이다．

이고운 기자 ccat@ha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