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고 새기고 빼고…여의도는 '얼굴 공사 중'
최근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의 눈썹이 갑자기 진해지면서 국회의원들의 외모 관리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여의도 정계는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성형수술,모발이식,치아교정 등 '공사'가 한창이다. 표심을 잡기 위한 노력은 각양각색이며 때론 신체적 아픔까지 불사하기도 한다. 정치인에게도 외모가 경쟁력인 시대다.

홍 대표는 평소 친분이 있던 의사를 직접 집으로 불러 눈썹 '문신' 시술을 받았다. 평소 눈썹 숱이 부족해 약해 보인다는 지적을 종종 받았던 홍 대표는 빡빡한 일정에도 불구하고 이 시술을 강행했다. 한나라당 관계자는 "당 대표 취임 이후 언론 노출이 잦아지면서 본인이 강한 인상을 주길 원했다"고 설명했다.

한 미용 전문가는 "미세한 색소를 눈썹이나 입술 등의 가장 바깥층에 주입해 반영구적 화장효과를 내는 시술로 홍 대표의 상태로 볼 때 짙은 눈썹은 최대 2년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영구 문신 시술은 주로 젊은 여성들에게 인기가 많다. 최근엔 신뢰감을 주는 인상을 만들기 위해 이 시술을 받는 중년 남성 의원들도 늘어나고 있다.

눈썹만큼 신경쓰이는 것은 휑한 머리숱이다. 탈모가 많이 진행된 정치인들에겐 모발이식이 인기다. 이 분야의 '명의'로 꼽히는 모 대학병원 교수에게 모발이식 수술을 받은 남성 정치인들이 줄잡아 10여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모발이식을 택한 한 의원은 "가격이 수천만원을 호가하고 수술 이후 며칠간 누워서 자지 못할 만큼 아픔이 따르지만 기꺼이 감수할 수 있다"고 각오를 밝혔다. 2009년 민주당이 '행정도시 원안추구'를 주장하며 집단투쟁할 당시 "삭발하자"는 당내 여론에 대해 일부 의원들은 "이게 얼마짜리 머리카락인데 빡빡 미냐"며 거세게 항의했다는 후문이다.

이러다 보니 보톡스와 필러 등의 시술은 '애교'로 통한다. '화면발'을 위한 성형수술도 종종 단행한다. 주기적인 피부관리는 의원들의 기본 일정이 됐다. 김영선 한나라당 의원은 틀어지는 치아를 바로잡기 위해 교정하고 있다. 구상찬,서상기 한나라당 의원 등은 얼마 전부터 튀어나온 배를 줄이기 위해 다이어트에 돌입했다.

특유의 패션으로 개성을 나타내기도 한다. 이두아 한나라당 원내대변인은 꽃분홍색 상의,노란색 핸드백 등 강렬한 '원색' 패션을 즐긴다.

정옥임 한나라당 의원과 정영희,김정 미래희망연대 의원 등은 스카프족(族)이다. 이들은 "말을 많이 하면 목이 자주 붓는데 스카프를 두르면 보온효과가 있어 유용하다"고 입을 모았다. 나경원 한나라당 최고위원은 23일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선언장에 다소 밋밋한 검정색 정장을 입고 나타났으나 재킷 위에 스와로브스키 브랜드의 브로치를 달아 포인트를 줬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