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세에 역행하지 말아라."

개인 트레이더로 유명한 김형준 씨가 '실전투자의 비밀'이란 책에서 제시한 매매 원칙 중 첫 번째로 강조한 말이다. 저자는 숱한 시행착오를 거쳐 각종 투자수익률 대회에서 상위권을 휩쓴 베테랑이다.

그는 하향 추세가 명백한데 곧 변곡점이 나올 것이라고 섣불리 판단하고 매수했다가는 추세에 휩쓸려 떠내려가고 만다고 강조했다. 하루종일 집에서 주식거래를 하는 데이 트레이더는 일반 개미일 뿐이라며.외국인이나 기관처럼 추세를 되돌릴 힘이 없다는 것을 그는 알고 있다. 외국인이나 기관도 시장의 도움 없이는 추세를 되돌리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유럽발 재정위기가 글로벌 증시에 짙은 먹구름을 드리운 지금의 상황을 들이대보면 딱 맞는 말이다. 주가가 곤두박질치고 있는 지금 손절매를 해야 할까? 이를 두고 논란이 많다.

김씨는 이와 관련,"손절매를 빨리 판단하라"고 조언하고 있다. 그러면서 2007년과 2008년 주가 폭락시의 상황을 분석했다. 2007년 2000포인트에서 매수했던 투자자들 중 일부는 지수가 꺾이자 1700에서 물타기를 했고,1500,1300에서도 계속 물타기를 했다. 그러다 서브 프라임 사태가 터지면서 1000이 깨지자 공포심에 투매했다는 것.

저자는 결론적으로 "장기 투자자라 하더라도 어느 수준까지 떨어지면 매도했다가 안정을 찾은 후 재진입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제시했다.

이 같은 전략에 반대하는 고수들도 있다. 이들은 "신규 매수는 자제하고,가진 주식은 잊고 묻어두라"고 말한다. 고수들마다 의견이 엇갈리는 것은 경제학자들 사이에 경기 침체 전망을 두고 상반된 예상을 하는 것처럼 주가도 족집게처럼 맞히기 힘들기 때문이다. 심지어 주가예측은 '신의 영역'이라며 일부 고수들은 겸손해한다.

계절이 봄 여름 가을 겨울처럼 주기적인 변화를 보이듯이 주가도 길게 보면 사이클을 나타낸다. 다만 변화 주기의 단 · 장기 폭을 가늠하기 힘들 뿐이다.

지진이나 쓰나미처럼 주식시장에 쇼크는 항상 오게 돼 있다. 충격에 현명하게 대처하는 전략을 실천해보자.

정구학 편집국 부국장 c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