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이 높아지면 기둥 벽 등에 무게가 더 실리게 된다. 과도하게 하중이 높아지면서 기둥을 이루고 있는 철골과 콘크리트가 수축하게 된다. 수축이 생기면 외부 커튼월,내장재,마감재 등에 영향을 미친다. 학계에선 이를 방지할 수 있는 초고층 건축물의 시공기술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1㎠당 3000㎏ 견디는 초고강도 콘크리트

초고강도 콘크리트 등 고강도 수직부재가 해결책으로 꼽힌다. 일반적으로 현장에서 쓰이는 철근 콘크리트는 1㎠당 1000㎏의 압축강도를 견뎌낼 수 있다. 미국 일본 유럽 등 일부 선진국에서는 1㎠당 2000㎏을 받치는 초고강도 콘크리트를 사용하고 있다. 최근 학계에선 1㎠당 3000㎏의 초고강도 콘크리트를 개발해 눈길을 끌었다.

정상진 단국대 건축공학과 교수는 "철골은 탄성수축만 생기지만 콘크리트는 탄성수축과 외부 온도 · 습도에 의한 건조수축,하중에 의한 크리프(creep · 재료에 힘이 가해졌을 때 변형되는 현상),수축에 의한 균열 방지 등을 고려해야 한다"며 "초고층 건축물은 초고강도 재료를 사용해 부재 단면을 줄여서 공간 활용도를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초기 설계부터 성능개량안 제안

초고층 건축물의 품질을 높이고 성능을 개선하기 위해 초기 설계 단계부터 성능개량안을 제안하기도 한다. 정 교수는 "초고층 건축물 시공시 첨단기술을 활용해 원가절감을 이뤄야 한다"며 "가치공학(VE · value engineering)을 통해 경영을 합리화하고 기존의 시공영역에 기술적인 부분을 추가시키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첨단 시공기술로는 건축물을 수직으로 시공하기 위한 GPS(global positioning system) 측량 기술이 있다. 건축물의 수직도는 엘리베이터 공사,마감 공사에도 영향을 주므로 미국 일본 등에서 GPS를 통해 수직시공을 하고 있다.

가설공사는 초고층 건축물의 공사를 원만히 진행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공사로 전문화 · 최소화 · 단순화 · 경량화가 필요하다. 자재를 나르는 타워크레인,인력 등을 수송하는 호이스트 등을 설치할 경우 설치 대수,해체 용이성 등을 고려해야 한다.

◆시공자동화 등 초고층 기술

초고층 건축물 기초공사에는 대규모 콘크리트가 사용되므로 경화시에 온도 관리가 중요하다. 균열이 생기지 않도록 콘크리트 계측관리가 필요하다. 시멘트와 물이 섞이면서 나오는 수화열에 의한 온도를 저감할 수 있도록 재료 및 양생방법 등을 검토해야 한다.

철골조의 경우 품질을 확보하고 공기를 단축할 수 있는 시공로봇을 활용한 시공자동화 기술을 적용할 수 있다.

초고층 건축물은 '코어월(core wall · 건물 핵심벽체)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다. 코어 구조체에서 거푸집을 분리 해체하지 않고 거푸집 스스로 올라가는 ACF(automatic climbing form)를 이용한 코어 선행공법을 적용해 기존의 해체 설치에 따른 공기를 단축할 수 있다. 기둥,보,슬래브가 철근콘크리트공법(RC)으로 돼 있는 경우에도 코어 선행공법에 의한 사이클 공정과 같은 속도로 시공할 수 있는 적합한 시스템 거푸집 공법을 써야 한다.

초고층 건축물의 외부 커튼월은 보수가 쉽지 않고 건축물 내구연한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커튼월에는 수밀성,기밀성,내풍압성,단열성 등이 요구된다. 또 구조체의 중간변위 등을 흡수할 수 있어야 한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