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는 팔레스타인의 유엔 정회원국 지위 신청이 안전보장이사회를 통과하지 못할 경우 총회에 안건을 상정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PLO 의사결정기구인 집행위원회의 한나 아미레흐 위원은 24일 오후(현지시간) 이스라엘 동예루살렘 사무실에서 가진 연합뉴스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미국이 안보리에서 거부권을 행사하면 우리는 제2의 방식을 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팔레스타인이 바로 유엔 정회원국이 될 수 없을 경우 유엔 총회로 가는 방법이 있다” 며 “총회에서는 최소 129개국이 팔레스타인의 독립 승인안을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완전한 독립국 지위 획득이 어렵다면 차선책으로 사실상의 국가 지위를 확보하는 방안에 주력하겠다는 의미다.

팔레스타인이 유엔 총회에서 과반의 동의를 얻는다면 '표결권 없는 옵서버 단체(entity)'에서 '표결권 없는 옵서버 국가(state)’ 지위로 승격한다. 이 경우 팔레스타인은 유엔 기구 회동에 참여할 수 있으며, 이스라엘을 국제형사재판소(ICC)에 제소할 협상력도 강화할 수 있게 된다.

아미레흐 위원은 “팔레스타인이 옵서버 단체에서 옵서버 국가로 지위를 승급한 뒤에 다시 안보리에 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팔레스타인의 지위가 기존보다 격상할 경우 제3차 인티파다(민중봉기)가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고 그는 전망했다. 아미레흐 위원은 '팔레스타인의 지위가 격상할 경우 제3차 인티파다가 발생할 것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는 질문에 "정치적·외교적 수단이 더는 통하지 않는다면 제3차 인티파다가 일어나지 말라는 법은 없다" 며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인티파다는 국민의 뜻에 따라 진행되는 것이다. 인티파다는 모든 국민이 요구하느냐의 문제다. 국민의 뜻에 따라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제했다. 그는 또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전날 연설에 대한 비판도 숨기지 않았다.

네타냐후 총리는 당시 유엔 총회에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의 핵심은 팔레스타인이 유대인의 국가를 인정하지 않는 것" 이라며 "이제 팔레스타인도 유대인의 국가를 인정할 때가 됐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아미레흐 위원은 "이곳은 유대인만을 위한 국가가 결코 아니다" 며 "이스라엘 지역에만 100만명 이상의 팔레스타인인이 있다. 우리가 어떻게 유대 국가로 인정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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