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연기군 금남면,남면 일대의 금강 '세종보'가 지난 24일 일반에 공개됐다. 4대강 사업으로 건설돼 온 전국 16개 보 가운데 처음 완성된 것이다. 논란 끝에 진행돼 온 4대강 사업의 의미있는 시설물 하나가 진통 끝에 세상에 모습을 내보인 것이다. 보 건설 전 잡초와 잡목,쓰레기로 뒤덮였던 곳이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만큼 다른 모습이었다.

세종보는 2009년 5월 첫 삽을 뜬 뒤 2년4개월 만에 완공됐다. 최근 몇 년 새 전국적으로 워낙 찬반 논쟁이 컸던 사업의 일환이다 보니 세종보의 완공이 갖는 의미는 적지 않아 보인다. 준공행사도 단순히 물막이 시설로 보 하나를 새로 세웠다는 것 이상으로 상징성이 있었다. 그런 의미를 살리고 싶었던 것일까. 국토해양부는 이날 오후 현장에서 '축제 한마당' 행사까지 열었다. 주민 2500여명이 참석할 만큼 성황을 이뤘다.

세종보는 단순히 수량조절만을 위해 세워진 것이 아니다. 이 지역의 1만1000여명이 1년간 사용할 수 있는 발전량인 1200만?i 규모의 소수력발전소도 설치됐다. 보에서 금강과 미호천을 따라 뻗는 30㎞의 자전거 도로와 산책로도 만들어졌다. 이런 도로는 국내에서 흔한 경관이 아니다. 두 하천이 합류하는 지점의 합강공원 팔각정에서 바라보는 금강과 미호천은 수려한 풍광을 자랑한다.

기자의 눈에 어떻게 비치든 간에 4대강 사업이 지금도 우리 사회에서 갈등거리로 남아 있고,아직도 논쟁이 반복되는 것도 사실이다. 다만 4대강의 개별 사업이 하나씩 완공되는 시점에 앞서 그토록 반대의 목소리를 높였던 쪽이 너무 잠잠한 것은 뜻밖이다. 4대강 사업의 사실상 첫 성과물인 세종보를 굳이 외면하는 것은 아닌지….지난 여름 집중호우 때도 4대강 반대론은 사그라들다시피 해서 '이상한 현상'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세종보가 완성됨에 따라 이 지역의 강 사업은 1차적으로 지역 주민들이 평가를 내리게 됐다. 다른 4대강 사업도 그렇게 될 것이다. 여름철 홍수 때 효과,갈수기 수질 문제,다른 환경 변화 등은 4계절로 돌아가는 1년 주기를 한두 번만 돌아가 보면 어느 정도 가닥이 잡힐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일각의 주장대로 거창하게 '역사의 평가'가 될 일도 아니다. 차분하게 한두 해 정도 지켜보되 보완점은 없는지를 점검하는 게 현실적인 대응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