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혜정(27)이 자신의 생애 베스트 샷을 과시하며 국내 최고 권위의 메이저대회인 제33회 메트라이프 · 한국경제 KLPGA 챔피언십(총상금 7억원) 우승컵을 거머쥐는 대이변을 낳았다.

최혜정은 25일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 트룬CC(파72 · 6712야드)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날 무서운 뒷심을 발휘하며 역전 우승을 일궈냈다.

그는 이날 보기 없이 버디 10개를 잡아내며 10언더파 62타를 몰아쳐 합계 6언더파 282타로 양수진(20)을 1타차로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2007년 하이트컵에 이은 두 번째 우승이다.

2003년 9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정회원이 된 그는 협회 규정을 어기고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진출을 노렸다가 2년간 국내 대회 출전 금지라는 중징계를 받았다.

2007년 LPGA 투어에 진출했지만 성적을 내지 못하고 지난해 국내 무대로 복귀한 그는 이번 우승으로 그동안의 아픔을 말끔히 씻어냈다.

그는 올 시즌 벌어들인 상금 총액(6600만원)의 두 배가 넘는 1억4000만원을 우승상금으로 받았다.

국내 프로골프 사상 처음으로 국산볼 '볼빅'과 국산 골프클럽을 사용하며 우승한 그는 "골프를 치다 보면 1년 중 하루는 '그분'이 오는 날이 있듯이 최종 라운드에 '그분'이 오시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현실이 됐다"며 기뻐했다.

평창=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