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증시가 '도미노 폭락'을 멈췄다. 그러나 세계 경제는 여전히 살얼음판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24일(현지시간) "세계 경제가 위험한 국면(dangerous phase)에 진입했다"고 경고했다.

미국과 유럽 증시는 23일 장중 급락세를 보이다 힘겹게 반등했다. 미국 다우지수가 0.35% 올랐고 독일(0.62%)과 영국(0.49%)도 소폭 상승에 그치는 '불안한 반등'이었다.

이날 증시 반등은 유럽중앙은행(ECB)의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감 덕분이었다. 옌스 바이트만 독일 중앙은행 총재는 "ECB가 과거 은행들에 1년짜리 유동성 공급 프로그램을 제공했다"며 "필요하면 그렇게 다시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JP모건체이스은행은 ECB가 다음달 6일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현재 연 1.5%)를 0.5%포인트 인하할 것으로 내다봤다.

IMF 187개 회원국도 24일 미국 워싱턴에서 폐막한 연차총회 공동성명을 통해 세계 경제가 직면한 위험을 극복하기 위해 단호한 행동에 나서기로 합의했지만 시장의 반응은 회의적이다. 유럽 위기와 미국 경기 침체에 대한 구체적인 해법이 빠졌다는 이유에서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는 IMF가 보유한 금융자산이 잠재적인 위기에 대응하기에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국내 금융시장도 여전히 불안하다. 한국 국채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지난 22일에 이어 23일에도 '위기국가'로 분류되는 프랑스보다 높게 형성됐다. 23일 한국의 CDS 프리미엄은 202bp(1bp=0.01%)로 프랑스(197bp)보다 5bp 높았다. CDS 프리미엄이 높아지면 그만큼 부도 위험이 커진다는 것을 뜻한다. 서울 외환시장의 원 · 달러 환율도 1200원 선을 넘어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2008년 리먼브러더스 파산 때는 불안 요인이 민간 기업이었지만 지금은 국가 부도"라며 "위기가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