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자동차 업체 중 양산 전기차를 가장 먼저 내놓은 회사는 미쓰비시였다. 미쓰비시는 기름을 넣지 않아도 도로를 달릴 수 있는 순수 전기차 '아이미브(i-MiEV)'(사진)를 2009년 7월 공개했다. 아이미브는 '첫 번째 일본산 전기차'라는 타이틀을 따냈다. 전기차 분야만큼은 미쓰비시가 도요타와 혼다,닛산 등 일본 빅3 기업보다도 빨랐다. 그 결과 아이미브는 2009년 10월 '일본 올해의 차(2009~2010 Car of the Year)'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아이미브의 등장은 새로운 영역에 대한 도전이었다. 자동차가 미래에는 전자 제품도 될 수 있다는 발상의 전환을 가져왔다. 이 차는 200V 가정용 전기로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었고 완충하는 데 7시간 걸렸다. 만일 전용 케이블과 고속 충전기를 쓰면 30분 내 배터리 용량의 80%까지도 충전이 가능했다.

차가 나왔던 당시 겐이치로 와다 아이미브 프로젝트 팀장은 "만약 쇼핑센터와 레스토랑, 은행, 상점까지 충전 인프라 시절만 충분히 갖춰진다면 전기차를 판매하는 데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이미브는 47㎾ 전기모터와 16㎾h 리튬이온 배터리를 장착한 4인승 소형 전기차다. 미쓰비시의 경차 'i(아이)'를 플랫폼(차체 뼈대)으로 개발했다. 최대출력은 64마력(일본 경차 제한 출력), 최대토크는 18.3㎏ · m의 성능을 낸다. 리어모터를 장착한 뒷바퀴 굴림 방식이며 최고 속도는 시속 130㎞, 1회 충전으로 운행할 수 있는 최장 거리는 160㎞였다.

미쓰비시는 아이미브를 출시 초기 법인용 대상으로 판매했다. 당시 가격은 459만9000엔으로 도요타 프리우스(205만엔)의 두 배가 넘었다. 2010년 4월부터는 일반 소비자 판매를 시작하며 가격을 398만엔으로 낮췄다. 정부 보조금(114만엔)까지 추가하면 284만엔에 구매할 수 있다. 지난 7월 기준으로 아이미브는 전 세계 1만여대가 팔렸다.

김정훈 한경닷컴 기자 lenn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