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이 대규모 유상증자 결정 소식과 업황 부진 우려에 이틀 연속 하한가로 추락했다.

26일 오전 9시 현재 한진해운은 전 거래일 대비 가격제한폭(14.23%)까지 추락한 1만1750원에 거래되고 있다.

한진해운은 지난 23일 장 마감 후 운영자금 등을 마련하기 위해 472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키로 했다고 공시했다.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의이번 증자로 보통주 4000만주가 발행될 예정이다. 주당 예상 발행가액은 1만1800원이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유상증자를 통해서 발행하는 신주의 총수는 4000만주로 기존 발행주식수의 47%에 해당하는 양"이라며 "시설자금과 운영자금 조달이 이번 유상증자의 목적"이라고 전했다.

엄 연구원은 "최근 컨테이너 시황은 성수기임을 무색하게 할 만큼 물동량 감소폭이 커지고 있으며, 시장운임도 의미있는 반등을 보이지 않고 있어 다가올 겨울비수기에 영업현금흐름이 나빠지는 것에 대비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금융기관들의 대출기준이 엄격해지는 것을 감안하면 부채비율을 낮춰놓는 것도 필요한 부분이다.

한진해운은 지난 6월 기존에 선주사로부터 용선하기로 한 1만3000TEU급 컨테이너 선박을 선주사의 요청에 따라 직접 인수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해당선박들이 2012년부터 인도될 계획이어서 올해보다 내년에는 시설투자자금이 늘어날 예정이다.

조병희 키움증권 연구원은 "선박 대형화와 공급 증가로 인한 가격 경쟁이 지속돼 3분기 성수기 효과를 못본데다 벙커씨유 가격이 하락하지 않아 수익성이 악화됐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선대 확충 자금이 계속 투입되자 유상증자를 작년에 이어 또 시도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조 연구원은 "주식주 증가는 악재지만 장기적으로는 자금 확보와 선대 확충으로 연결돼 펀더멘털(기초체력)에는 호재"라고 진단했다.

한경닷컴 최성남 기자 sulam@hankyung.com